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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기획-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진중자> '진중자' 관람 후기
  • 작성자 박*하

    등록일 2021.05.30

    조회 4894

티끌 한 점 없는 청렴에 다다르고자 갖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진중자'라는 선비가 이 연극의 주인공이다. 그의 노력은 너무나도 진실되고 순수해서 우스꽝스럽게까지 다가온다. 자신이 물을 길은 탓에 마을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어졌다며 장독을 깨지 않나,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지렁이를 동경하기도 한다. 이런 그의 엉뚱한 모습을 소리꾼 이자람 씨가 연기(아니리)하는데, 너무 실감 나게 잘 해서 깜짝 놀랐다. 단순히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진중자를 과장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참말 그의 사상에 동조하는 듯(이는 곧 결말부에 던지는 질문의 무게를 더한다) 대사 하나하나 허투루 뱉지 않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부인 중선과 진중자의 형, 부모 등 여타 역할을 제각기 다른 목소리, 매력으로 소화해내는 노련미가 경탄스럽다. 낭독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막간 코너로 간단하게 판소리에 대해 설명하며 시범을 보여셨는데, 그때 내비쳤던 여유가 본 공연에서도 잘 발휘된 것 같다. 물론 연기뿐 아니라 창도 좋았다. 나는 한 번도 판소리를 각 잡고 들어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자람 씨와 고수 이준형 씨가 짜내는 풍성한 장단에 맞춰 어깨를 절로 들썩였다. 중국 연극이 우리 소리와 만나 이토록 신명나는 무대를 꾸미다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다. 물론 공연 전 이자람 씨가 밝혔듯 아직 작창을 하지 않은 극이라 완전한 아니리, 창을 구경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나름대로 미완의 맛이 있었다. 관객들과 함께 소리를 만들어가는 듯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극에 빠져들었다. 낭독극을 볼 때마다 어서 이 극을 실제 공연장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번 <진중자>만큼은 정말 간절히 쇼케이스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동양의 비극미를 선보였다면, <진중자>는 동양의 희극미를 선보일 공연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단언컨대, 이번 중국 희곡 낭독 공연의 최고 성공작.

 

- instagram : @blossom_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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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진중자

- 2021.05.12 ~ 2021.05.13

- 5.12.(수) 19시 30분
5.13.(목)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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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세 이상 관람가 (초등학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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