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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창작산실 선정작ㅣ이인실> 올해의 수작 연극 「이인실」 감상평(3)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4.10.21

    조회 2616

올해의 수작 연극 이인실감상평(3)

 

제목 이인실의 상징적인 의미는

 

환자를 고치는 병실이 되려 환자를 죽게 하고 시신의 장기를 거래하는 현장이 되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자의 욕망을 쫓아가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러한 욕망은 자신의 진정한 주체성을 소외시킴으로써만

 

충족시킬 수 있고 획득될 수 있는 욕망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마음 한 켠에는 진실한 주체성에 대한 갈망이 있고,

 

그것이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공허함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 아니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리면서 욕망의 악순환에 갇혀 살다 보니까

 

교환가치의 극대화를 향해 내달리는 주체가,

 

결핍된 자신의 진정성을 충족시키려는 소망이 거세된 상태에서 대안을 찾기 어려우므로,

 

결국은 타자의 욕망을 더욱더 가열차게 충족시키려는 방편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타자 지향적 욕망의 결말은

 

결국 거짓된 타자의 욕망에 완전히 함몰되고 흡수되는 삶을 살게 된다.

 

 

연극의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면,

 

즉 진석의 여자친구 경미처럼 자본주의적 가치를 전적으로 동일시하며 살게 되거나,

 

아니면 진석의 삶처럼 결국 분열된 채로

 

진정한 주체적 욕망 추구와 자본주의적 욕망 추구 사이에서 동요하면서 갈등하는 상태로

 

개인은 그렇게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 바깥의 물질적인 가치를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 착각하거나

 

어쩔 수 없이 내면화하여 치장하며 살아가는 자본주의 인간의 존재론적인 서글픔이다.

 

이것이 바로 이인실이라는 연극작품이 이 시대의 전형적인 인간형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부분으로 보인다.

 

연극 이인실은 타자의 욕망을 추구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은 자기 정체성의 고갈이나 황폐함에 직면하여

 

진정한 주체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모순적이고 갈등적인 자본주의 인간의 군상을 상징화하여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주인공 진석이라는 인물은

 

자본주의적 욕망에 완전히 편입되어

 

타자의 욕망 그 자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그의 애인 미경이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외려 노골적으로 자본주의적 욕망을 지향하는 미경에게 의존해서

 

속물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어수룩한 인물에 가깝다.

 

그는 애인 미경이와 공모해서 타자의 욕망인 자본주의 욕망을 추구하는데,

 

그러한 욕망과 대척점에 있는 순수성을 보존한 인물인 지룡이의

 

육체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탐한다.

 

그러면서 지룡이의 삶 속에 들어와

 

지룡이 큰어머니와 그의 아들 광호를 통해서

 

순정과 진실한 것을 만나게 된다.

 

연극에 처음부터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겨드랑이 냄새, 비린 내, 바다 냄새 등 각종 냄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면서

 

그것을 당연히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파괴하고 있는 진실한 주체의 삶, 진정한 주체의 욕망을 환기하는 장치이다.

 

그것은 바로 라캉의 대상a이자

 

지젝의 그것 자체의 내적인 차이(최소 차이, 시차적 차이)이다.

 

진석은 이를 통해 타자의 욕망으로 환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알람(경각, 신호)에 대한 자각을 얻으면서

 

그 무엇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자신의 진실한 내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를 타자의 욕망이 아닌,

 

진석이가 자신이 주체로서 온전히 보유한 욕망으로 대면하면서

 

진석은 자신의 거짓된 욕망을 고통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진석이는 내면적 분열이 심화되고 증폭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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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창작산실 선정작ㅣ이인실

- 2014.10.17 ~ 2014.10.26

- 평일 19시 30분| 주말 15시

-

- 만13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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