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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릿> 명동예술극장에 실망이 큽니다.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3.12.31

    조회 3663

연극의 내용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좌석의 위치, 좌석의 편안함, 음향시스템, 무대의 높이 … 등등도 연극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죠. 그리고 이런 부수적인(그러나 중요한!) 점에 있어서 명동예술극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고요. 하지만 이날 관극을 통해서 평가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12월 28일 <햄릿> 관람했습니다. 기분 상한 채로 보는 연극은 역시나 좋을 수가 없더군요. 한 마디로, 돈 아까웠습니다.


2시 15분쯤 일찍 명동역에 도착했습니다. 극장 근처까지 걸어오는 데에 넉넉잡아 10분쯤 걸렸으려나요. 그러나 극장까지 "들어오는" 데에는 20분 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아시고 계시다시피(저는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는데) 극장 앞에서 배우 유연석이 프리허그 행사를 하려고 했던 모양이더군요. 아무튼 당시에는 영문도 모르고 중고등학생 팬 무리에 끼여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좀 지나갈게요, 라고 양해를 구했으나 씨발, 꺼져, 등등의 소리를 들어야 했고요. 결국엔 앞으로도 뒤로도 못 가는 상황이 되고 말더군요. 눈앞에 보이는, 그러나 갈 수 없는 극장을 바라보다가 전화를 했습니다. "저희랑 아무 관련 없는 행사를 하는데" "담당자와 연락이 안 되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 뒤의 대화는 "그냥 못 뚫고 오시겠어요?" "네" "그냥 못 뚫고 오시겠어요?" "네"… 의 반복이었습니다. 다행히 옆에 계시던 분이 다이소 쪽으로 돌아가보라고 말해줘서… 그분 덕분에 극장 문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들어서려는 순간, 경비 분께서 저를 막으며 "들어오지 마!" 하시더군요. 관객인지 팬 무리인지는 뭘 보고 판단하시는 건가요? 그런 소리를, 그것도 반말로 듣고 나니 기분이 더 상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유연석 팬들에게 들은 말보다도 더 기분 나쁘더군요. 그래도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들어오기가 너무 힘드니 관객을 길을 한쪽으로 만들어달라,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은 "어쩔 수 없다"더군요. 이런 상황에 경비 한 분 외에는 인력 배치도 전혀 없다니요. 그리고 그분조차 극장 "안"에서 그러고 계셨으니요.


티켓을 찾으면서도 말씀드렸습니다. 관객을 위한 길을 만들어 달라고요.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몰릴 줄은 몰랐는데" "지금은 담당자와 조율 중"이고 "어쩌겠어요" "저희도 힘들어요"랍니다. 저는 제 돈 보고 연극 보는, 엄연히 소비자 입장인데 판매자인 명동예술극장이 힘든 것까지 이해해줘야 하나요?


함께 보기로 한 친구가 근처에서 못 들어와서, 프로그램북 판매대 직원 분께도 말씀드렸습니다. 연극이 정시에 시작하는 거냐고요. 그랬더니 그렇답니다. 물론 실제로는 10분 늦게 시작했습니다만… 그렇게 대답하신 걸 보니 그때까진 그런 지시도 안 내려왔었단 소리겠죠. 덕분에 친구는 막무가내로 뚫고 극장에 도착해야 했고요. 친구를 기다리면서 보니 들어오시는 분들 표정이 다들 장난 아니더군요.


많은 분들은 그 팬무리에 대해서 불만이신 것 같았지만, 그들은 그냥 좋아하는 연예인 보러 왔을 뿐이고요. 예상인원 파악과 후속 조치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유연석 측과 명동예술극장 양쪽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햄릿 표를 예매한 저로서는 명동예술극장에 실망이 컸습니다. 당연히 그날의 관극은 망쳤고요.


제가 극장 측이라면 그런 카오스 상태가 되자마자(1시쯤에도 이미 사람은 많지 않았을까요?) 미리 문자라도 보내줬을 겁니다. 상황이 이러니 조금이라도 평소보다 일찍 나와주십사 하고요. 그리고 극장에 있는 차단봉을 이용해서 그 사거리에서 명동예술극장까지 길을 만들어주고요(이건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렸는데 고려도 안 해보시더군요.)  티켓팅 하시는 분을 한 분 줄여서라도 그 길에 사람을 서너 명 배치했을 거고요. 그 사태야 유연석 측의 잘못이라고 해도, 명동예술극장 측이 이전에 그 행사를 고지받지 못했을 리도 없고, 이후의 후속조치도 하나도 없었네요. 물론 후속조치뿐만 아니라 사과도 없었습니다. 10분 늦게 시작하면서 방송할 때 뭐라 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 그제서야 극장에 들어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뭐라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어요. 이날 누가 와서 이 난리였는지는... 오늘 인터넷뉴스 기사를 보고 알았고요.


늦었지만 제대로 된 사과라도 받고 싶습니다. 사실 마음 같아선 사과뿐만 아니라 환불도 받고 싶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 결코 없길 바라요.



20131029_포스터햄릿.jpg
햄릿

- 2013.12.04 ~ 2013.12.29

- 평일 19시 30분 | 주말, 공휴일 15시 | 매주 화요일, 12/16(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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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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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국립극단

    김한나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드릴 수가 없군요. 당일 저희 극장 직원들도 너무 당황하여 처리가 서툴렀습니다. 대개 저희극장 야외광장의 행사는 사전에 사용허가 요청을 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 유연석 행사의 경우 전날 밤에 인터넷으로 갑자기 생겨난 무허가 행사여서 저희도 예상을 전혀 못했습니다. 명동예술극장 관객들을 위한 극장 입구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저희도 나름 노력을 하였으나, 제대로 된 차단봉이나 메가폰이 극장에 구비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 효과적인 대처를 못했습니다.

    2014.01.02 12:51

  • 국립극단

    결국 준비 없이 저희 경비팀에서 몸으로 무작정 막는 비효율적인 대응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으로 유연석 행사 주최 측과 협의를 통해 행사 연기 혹은 취소를 고지하는 것으로 극장 앞 인파를 정리하려 했습니다만, 공연 10분 전에야 취소결정이 되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향후 이런 사태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물론 경비팀의 교육도 함께 시행할 것입니다. 실망을 시켜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 드리며,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철저히 하겠습니다

    2014.01.02 12:51

  • (탈퇴회원)

    건의사항 게시판도 없고... 어디 글 올릴 데가 없어서 관람후기 게시판에 올립니다. 게시판 관리하시는 분께서 담당자에게 글 전달해주세요.

    2013.12.31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