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워 타운 (Our Town)> 삶의 소소한 행복을 일깨워준 소중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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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정
등록일 2012.10.11
조회 2395
[아워 타운]은 미국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1막에서는 깁스와 웹 가족의 일상생활, 2막에서는 사랑과 결혼 3막에서는 죽음과 영원성에 대해 짤막짤막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갔다.
아워 타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생활들을 아침부터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까지의 평범한 일상생활의 모습들이 보여졌다.
뉴햄프셔의 그로버즈 코너즈가 이 극의 무대이지만 이 마을은 지구상 어느 마을이라도 될 수 있었고, 큰 사건이나 반전, 특정인물이 없다는 것이 극의 특징이었다.
2막에서는 에밀리와 조지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진행되어져 가고, 3막을 보면 아이를 낳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 에밀리가 저승에서 허락을 받아 12살 때의 생일로 돌아가 그 곳에서 살아생전 깨닫지 못한 순간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에밀리와 함께 관객들도 무언가의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
[아워 타운]은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에서 죽음까지의 과정을 차분하게 그리면서,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쉽게 지나쳐버렸을 1분, 1초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해주는 잔잔하면서도 담담한 대사들이 진한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대사 중에 ‘3년이 지났습니다. 태양이 1000번도 더 떴죠’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이 대사는 깨닫지 못했던 일상의 소소함,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대사였다.
주 된 소품은 의자였고 다른 소품들은 볼 수 없을 정도로 텅 빈 무대였지만, 배우들의 마임 동작과 연기가 주가 되어서 내용에 초점을 둘 수 있었다.
주 된 소품이라면 의자였는데, 의자의 사용 중에 눈에 띄는 의자 하나있다면 바로 소를 표현한 바퀴달린 의자였다.
2막까지는 의자만으로 장소와 상황설정이 이루어졌지만 3막에서는 조금 달랐다.
에밀리가 12살 때의 생일로 돌아가는 때, 에밀리 집과, 집안의 소품들이 모두 보여짐으로 하여금 현실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아워 타운]은 소품이 없어 단순해 보이는 무대로 보일 수 있었지만 무대감독이 그 단순한 무대를 풍성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우리의 일상에서 무의미하고 사소하게 느껴지는 평범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임을 일깨워 주기도 하고, 시공간을 창조하기도 하면서 역으로 시공간을 깨기도 했다. 바로 무대감독의 “네.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장면은~” 이라는 반복적인 대사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무대감독이 편집해서 보여주는 대로 받아들이게 돼서 무대감독이 관객들에게 일깨워 주고자 한 주제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2막에서 중점으로 나오는 결혼은 상상하는 것만큼 결혼이 낭만적이고 행복으로만 가득 찬 것만이 아니라 책임이 따르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관객들의 머리를 끄덕이게 만들었고, 마지막으로 달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삶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른 연극과는 달리 <아워 타운>은 큰 사건이나 반전이 없고, 특정인물도 없을뿐더러 소품도 많지 않아 텅 빈 무대로 극이 진행되어져 갔지만 배우의 역량과, 탄탄한 내용이 있었기에 성공적인 연극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명동예술극장에서 올려진 <아워 타운>은 일상적인 이야기로 쉽게 공감가지는 연극으로 끝이 날 수 도 있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일상의 행복에 대해 깨달음도 주고, 뭉클함도 주는 숨은 보물찾기 같은 연극이 되었던 것 같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 모두 일을 너무나도 열심히 해 지구가 뜨거워져 지구도 사람도 6시간씩은 잠을 자야한다’ 는 무대감독의 대사가 절절히 기억에 남는다.
이 대사를 통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바쁜 현대인의 모습에 대해 일침을 해 주면서, 에밀리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게 해주는 연극<아워 타운>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혼내 킨 다음에, 용돈을 올려주는 식인 당근과 채찍의 효과를 이 대사를 통해서도 잘 나타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