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워 타운 (Our Town)> 삶과 죽음, 인생의 희로애락에 관한 시적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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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완
등록일 2012.09.27
조회 2328
이 작품은 1901년 5월 7일에 시작하여 미국 뉴햄프셔주 그로버즈 코너즈라는 작은 농촌 마을에서 의사인 깁스씨 가족과 지역신문 편집장인 웹씨 가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이웃에 살던 깁스의 딸 에밀리는 웹의 아들 조지와 결혼하고, 웹의 딸인 에밀리는 조지의 아이를 낳다가 젊은 나이에 죽음에 이른다.
무대는 목재로 거칠게 만든 간단한 의자들과 나무로 이우어져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는 추상적인 모습이고, 등장인물들은극의 처음부터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마주보며 대화한다. 무대가 열리기 전부터 관객을 맞이하여, 극을 이끌어 가고, 시간의 흐름을 지정하고, 결혼식의 주례에도 참여하는 서사적 해설자는 무대에 대한 관객의 몰입을 반복적으로 차단하여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연극놀이임을 일깨워 주고, 관객들에게 ‘우주, 지구,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놀라운 일은 100년도 더 된 미국의 작은 농촌 마을의 일상이 이토록 스마트해진 우리의 일상과 그 본질에 있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보편성이 결국 이 연극이 전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각색되어 공연되는 이유일 것이다. 시간을 툭 건너뛰어 전개되는 연극은 관객들에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우리가 맞이하는 매일 매일의 일상과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 관한 섬세한 묘사는 그것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무대에 시적인 아름다움을 부여하는데, 이른 아침,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 계란을 부치는 냄새, 신문 돌리는 아이의 외침, 우유 배달부 소리, 성가대의 합창소리, 마을 앞에 무심하게 뜬 보름달, 풀벌레 소리 등은 얼마나 아련하게 아름다운가!
고전을 적절한 각색으로 시대에 맞게 버무려 무대화 시킬 줄 아는 명동예술극장의 다음 제작 공연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