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어파우스트"> 연극으로 만나는 괴테의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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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9.24
조회 1800
악마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팔았음에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그 속에서 만나는 순결하고 순수한 영혼 그레트헨...
그레트헨에게 헌신적이기까지 한 오빠 발렌틴..
메피스토를 파우스트 교수인 줄 착각한 채 그의 하수인이 되어버린 어린 학생...
그리고 성스럽지도 근엄하지도 착하지도 그렇다고 순결하지도 않은 신...
단 6명이 이루어내는 괴테의 작품... 우어파우스트...
파우스트의 초고 파우스트라고 할 수 있는 '우어파우스트'..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으면서 받은 충격과 함께 많은 생각들...
오래전의 그 느낌을 연극으로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에 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슴 두근거리는 설레임 그 자체였다...
일단은 명동예술극장에서 개관이후 처음으로 해외연출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궁금했고..
그 연출가가 매우 젊은 천재라는 것이 부럽기도 했고..
과연 어떻게 괴테의 작품을 연출했을까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아울러 빛나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출연이라서 그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공허한 파우스트 교수의 마음 속같은 무대...
그 큰 무대가 온통 검은 색으로 뒤덮인 채 분위기를 사뭇 진지하게 만들고...
조명과 음향만으로도 충분히 음울하고 진지하고 비극적이었다...
그리고 참.... 다른 인간의 양면성....
파우스트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금은 절제된 설명들이 의구심을 들게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걸 떠나서 무대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들 덕분에...
2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게 하는 몰입도 최고의 작품이었다...
게다가 메피스토의 등장은 매번 너무나 잔인한 모습때문에 보면서 참 많이 가슴아프고...
어느새 파우스트와 메피스토는 마치 한사람처럼 그렇게 동일시되고 있었다...
어쩜 메피스토보다 더 악한 자는 파우스트가 아니었을까..
메피스토를 앞세워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이.... 휴우...
파우스트의 정보석 아저씨와 메피스토의 이남희씨의 연기는 정말 환상의 호흡 그 자체였다...
아울러 신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한 정규수 아저씨까지...
세 배우 모두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는 내내 가슴 졸이고...
보고 나서도 불편한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멋지고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매우 진지한 비극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강추 또 강추!!
하지만 연극을 보는 이유가 조금은 웃고 즐겁기 위해서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연극이 아주 어렵다거나 불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므로 꼭 한번 도전해 볼만 하다고....^^
우어파우스트...
보고 싶었던 만큼 정말 멋지고 가슴에 깊이 남는 연극이었다...
아울러 다른 그 어떤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북보다 알찬 구성...
정말 '우어파우스트'의 프로그램북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프로그램북의 정석이라고 감히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