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재구성된 연극 "동 주앙"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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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4
조회 1998
현대로 넘어오면서 남자를 향한 여자의 이상형이나 가치관들이 변화하면서 따뜻하고 마음씨 착한 남자에서부터 현대에는 나쁜 남자,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까지 다양해 졌다. 이번의 작품 ‘동주앙’은 동주앙의 김도현, 동 루이의 권성덕, 스가나렐의 정규수, 그리고 여러 내공 있는 조연들이 출연해 350년 전의 대표적인 프랑스 희극 작가 몰리에르의 작품 ‘돈주앙’을 재구성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현대의 뭇 여성들의 이상형인 나쁜 남자이기 때문에 전혀 우리에게 거리감 없이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연극이었다.
이 연극의 시작은 참 신선했다. 이 연극의 내용을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동주앙의 하인 스가나렐이 먼저 등장하여 “여러분들은 담배를 피우시나요?”하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삶의 재미나 품위를 유지할 수 없다면서 담배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우면서 시작한다. 처음 그 장면을 봤을 때 담배에 대한 좋지 못한 견해와 시선을 가지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거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연극인데 저렇게 피어되면 되나? 담배 연기는 한 장소에서 최소 1~2시간은 머무른다는데 이거 찝찝해서 연극 재대로 볼 수 있겠어?’하며 궁시렁 궁시렁 했지만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 보면 뭔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 본 나의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흡연자들의 말에 의하면 담배를 피우면 즐겁다고들 한다. 허나 많이 피우게 되면 우리 몸뿐만 아니라 주의에 그 담배의 연기를 마시는 타인들까지 암이나 기관지 염증등 여러 합병증을 가져다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랑 또한 할 때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사랑이 식어 막상 떠날려고 할때에는 사랑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나와 연애한 대상과 그의 가족이나 지인까지 힘들어지는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위한 극적행동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실제 그것이 담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진짜 담배였다면 그러한 의도에서 피웠다고 해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래도 피우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담배모양에 연기만 나는 다른 대체품도 기획만 있다면야 만들 수 있을 테니깐.
자 이제 본격적으로 줄거리를 살펴보자.동주앙은 수도원으로 들어가려던 여인 엘비라를 유혹하여 정혼까지 하지만 사랑이 식어 다른 여인을 찾기 위해 몰래 도망친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엘비라는 동주앙 앞에 나와 어떻게 된거냐면서 따지고 자신이 버려졌다는 것을 알고 수도원으로 들어가기를 청한다. 한편 엘비라의 가문은 명예를 중시하는 귀족이기에 명예를 먹칠한 동주앙의 행동에 화가 난 엘비라의 오빠들은 돈주앙을 벌하기 위해 자신의 사병를 이끌고 가지만 중간에 도적때를 만나 위기를 맞지만 돈주앙의 도움으로 살아 남는다. 이에 오빠들은 돈주앙에게 이 먹칠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삼아 나온 돈주앙은 옛날 자신이 유혹한 여자 때문에 죽인 그 여자의 아버지인 존경받던 기사의 무덤에 가게 된다. 동주앙은 빗말로 그 기사의 동상에가 저녁초대를 하게 되는데 그 동상은 살아 있는 것 마냥 움직이며 승낙의 표시를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 빚쟁이가 찾아와 돈을 받기를 청하지만 돈주앙은 그의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빚쟁이를 보낸다. 그리고 저녁식사 때 그 기사 동상이 찾아와 돈주앙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엘비라의 오빠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신을 방패삼아 위선의 가면으로 그 위기를 해쳐 나간다. 허나 다음날 저녁식사때 기사는 찾아와 잘못을 뉘우치지 않으면 죽는다고 경고하지만 2+2=4 외의 것을 믿지 않던 동주앙은 최우를 맞게 되고 스가나렐은 돈을 받지 못했다면서 울면서 이 극장은 막을 내린다.
그 연극을 보면 등장인물들의 인물됨됨이를 볼 수 있다. 스가나렐은 자신의 주인인 동주앙에게 신의 경제적 어려움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첨과 아부를 하는 모습에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 윗사람들에게 잘 보일려고 아부하며 뇌물을 받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지만 연극 뒷끝에 가서 신을 섬기는 자라는 위선의 가면으로 살아남는 돈주앙을 보며 아부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충고하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비록 살기 위해서는 아부와 아첨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잘못은 따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돈주앙의 아버지 돈루이는 전형적인 귀족의 모습으로 명예를 중시하지만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아무리 잘못을 해도 그를 감싸주려고하고 죄를 뉘우졌다는 그 말에 기뻐 신께 감사하는 모습을 보았을때에는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엘비라는 비록 자신을 쾌락의 도구로만 보며 자신을 가지고 논 돈주앙을 미워하지만 후에 신을 섬기며 그를 용서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일로 서로 싸우다 결국엔 죽이기까지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용서의 의미를 한번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준다. 그리고 이 연극의 주인공 돈주앙은 현대 말로 말하면 재력이면 재력 스펙이면 스펙 안 갖춘 것이 없는 남자이지만 도덕이나 윤리적 의무 종교를 무시한채 도리어 그것을 위선자라는 가면으로 바뀌어 이용하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그를 보면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이렇게 망가져선 안된다는 점을 잘 시사해준 바이다.
연극 동주앙을 보면서 여러가지 느낀 점이 있었는데 연극이라 함은 우리의 옛 전통인 탈춤과는 다르게 무대의 관객들과의 의사소통이 없이 폐쇠된 공간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인데 "오늘 물이 왜이래?" 와 같이 중간중간에 관객과의 호흡을 맞추어 가며 진행을 하는 모습을 보며 연극이 시대와 우리 전통사회에 맞추어 많이 변화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십자가를 들며 등장한 모든 배우들에게 둘러 쌓여 최우를 맞이하는 장면을 보았을 때에는 뭔가 결말이 허무하고 좀 찝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거대한 기사 동상이 나왔을 때에는 그 극의 상황가는 조금 다르게 웃기기 까지했다.
기회가 되어 뮤지컬 돈주앙도 보게 되었다. 연극에서의 동주앙은 비록 자신의 옥망에 휘둘려 살지만 희극이라서 인간미가 있었지만 뮤지컬 돈주앙은 좀 더 잔인하고 냉혹하며 무섭기 까지해 같은 주인공인데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연극의 동주앙의 최후와 는 다르게 기사에게 사랑이라는 저주를 받아 아파하고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볼 때 에는 연극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이고 마음에 와 다았다.
주로 영화을 많이 보다 처음으로 접하게된 연극이라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훨씬 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것이었다. 영화와는 다르게 진짜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펼쳐야 되기 때문에 많이 떨릴텐데 아주 능숙하게 하며 중간중간에 관객을 향한 애드리브로 일반적인 방향이 아닌 서로 소통하며 웃음을 주는 그러한 느낌이기에 신선하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이 잘 보이는 연극이었고 나한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350여년전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그러한 작품이었고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잘 파악하고 희극화한 몰리에르라는 작가가 얼마나 뛰어난지도 알수있었다. 이 연극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사는 동주앙의 "세상 사람들은 위선의 가면을 쓴다." 라는 대사와 돈주앙이 2+2=4라는 것 외에는 믿지 않는다는 말에 스가나렐이 "그럼 주인님의 종교는 산수교네요"하는 대목이었다. 첫번째 대목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기에 기억이 남지만 두번째는 왠지 웃겨서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연극이 끝난 후에 이번 연극에 연기자 이순재씨께서 관객으로서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왔다는 정보를 들었는데 실제로 한번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 뉴스에서 요새 많은 사람들이 연극과 같은 문화를 자주 이용하지 않아서 곤란을 많이 겪는다는 내용의 보도가 가끔씩 실리곤 한다. 돈이 많이 들고 연극을 볼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아 많이 접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낸 돈만큼 아깝지 않게 즐길 수 있기에 조금 더 연극이나 뮤지컬이 활성화되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록 뮤지컬만 하지는 않지만 작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무대장치나 음악 그리고 조명장치는 좋았고 그 작은 무대에서도 열정적이고 활기차게 연기를 해주신 배우들과 그리고 무대 스태프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