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 아래의 맥베스> 그들은 처음부터 사형수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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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7
조회 1780
그들은 분명 사형수가 되기전 포로감시원이었다.
한국인 군속으로 두 번의 사형 선고와 두 번의 감형으로 살아남은 실존인물 이학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재일교포 극작가 정의신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적도아래의 맥베스는 1947년 싱가포르 창이형무소와 2010년 태국을 오가며 현실 속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는 형식을 빌어 전범으로 몰려 죽음을 맞이했던 한국인 군속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창이형무소 P홀에는 극적 화자인 춘길을 포함한 한국인 세명, 일본인 두명 총 다섯명이 수감되어 있다 이중 가장 활달하며 맥베스를 끼고 사는 남성, 매일 어머니께 편지를 쓰며 눈물이 많은 문평, 한국인 군속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면서도 자신의 죄를 씻고 싶어 남성에게 용서해달라고 사정하는 일본인 쿠로다, 천황에게 훈장까지 받은 일본군인 야마가타. 누구하나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들이 아무 죄 없이 사형선고를 받고 형무소에 갇힌것은 아니다. 그들은 분명 포로감시원으로서 포로들을 학대하고 포로들의 죽음을 방치했기 때문에 그곳에 가있는 것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 또한 포로감시원이 되기전 일본군인들에게 심한 학대를 당했다고 해서 , 또 포로감시원이 되어서도 야마가타같은 일본군인에게 심한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그들이 포로들을 학대하고 포로들의 죽음을 방치 한 것에대한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극에서 춘길은 자신과 자신의 친구를 학대하여 친구를 자살까지 몰고 간 야마가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한다. 하지만 춘길역시 명령이었다고는 하나 포로들을 학대하고 포로의 죽음을 방치한 것은 분명 동정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가한다.
"어쩔수없다" 극에서 남성이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른길이 있었을 수도있어, 독립운동을 하거나, 포로감시원이 되지 않는길, 포로를 학대하지 않는길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에 춘길이 절규하듯이 외치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던 것일까..?
작가는
"조선인 B·C급 전범 이야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일단 알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전범 문제가 있었구나, 이것만 알아줘도 성공이다. " 라는 말을 하였는데 사실전달 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의 사형이 결정 된후 그들이 고추를 먹는 장면에서 그리고 그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에서 또 남성이 사형당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나올거같았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죄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잘못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