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 아래의 맥베스> 역사의 산 증인과 역사의 비극을 동시에 구현한 <적도아래의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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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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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아래의 맥베스>는 역사의 산 증인(김춘길)의 ‘과거 수용소에 있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를 이중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연극의 시작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들을 혹되게 고생시켜 만든 태국의 논프라덕 역에서 김춘길의 증언을 촬영하는 기획으로 시작된다. 무대에 철로가 있는데 그 철로에는 기차가 다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기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이유는 앞부분에는 과거의 암울한 역사를 강화 시키려하는 것이고, 기차소리가 들리는 이유는 또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희망을 담아내기 위한 장치이다.
또한 수용소와 사형대의 공간이 나오고 사형대를 수용소와 붙여있다. 그 이유는 언제 사형 선고 받을지 모르는 죄수들의 불안감과 초조함을 강화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전범들은 사형받기 전에만 씻을 수 있는데 그 행위는 죄 값을 씻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씻는 행위보다 평소 씻지 않는 행위는 죄수들에게 씻을 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이제 극의 장면과 인물을 살펴보면 TV기획의 프로그램의 주 배경인 태국의 논프라덕 역은 태양이 뜨겁게 쏟아지는 적도 부근이다. 과거 이곳은 전범이라고 취급 받는 사람들이 감시원 있던 시절 그 곳으로 끌려온 포로들을 희생시켜 만들게 한 철로이다.
극의 시작은 김춘길은 두 번이나 면죄 판정을 받은 전범으로서 동료들의 아픔을 대신 알리기 위해 다시 그 곳을 방문하게 되며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과거장면은 싱가포르 창이 형무소이다. 이 곳에는 한 번 면죄받고 다시 수감된 김춘길을 제외한 4명이 있다. 맥베스의 책을 끼고 사는 박남성,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쓰는 이문평, 명령을 따른 군인들만 전범 취급을 받는 불만을 가진 쿠로다, 포로감시소의 간부 야마가타가 있다. 박남성은 사형선고 받기 전 여동생으로부터 온 편지를 받게 되지만 사형 선고를 받게 되며 사형 전날 맥베스의 공연을 결심하게 된다. 맥베스 이야기는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은 맥베스처럼 자신이 사형선고를 받게 된 것은 자기의 선택이라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문평은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랜다. 쿠로다는 불만을 가지지만 무죄판결을 희망하지 않았고 야마가타 또한 그렇다. 이 4명의 캐릭터에 의해 과거 수용에서의 슬픈 비극를 더욱 극대화 시켜준다. 또한 부치지 못한 편지로 인해 역사로 사라질 이야기를 증거를 남김으로써 더 이상 이러한 역사가 나와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현재부분은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가장 큰 특징을 가진 스스무라는 인물이 나온다. 스스무는 역사를 재해석 하지 않으며 역사 그대로의 다큐멘터리를 원하는데 이것은 이미 비극으로 빠진 전범들의 죄는 잘못된 것이라는 걸을 말해주려는 의도이다.
작가의 의도는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의 생겨서도 안 되며 비극의 피해자들의 아픔을 잘못된 역사로 오해해서 무시하지 말고 제대로 이해하며 그 아픔을 나누자‘ 라는 기획의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