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 아래의 맥베스> 맥베스 빠르게 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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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4
조회 1916
결국 원작 소설이던 연극이던 악이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시하게 되는데, 원작의 나온 맥베스는 나라에 있어 용감한 장군이며 살인에 있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하지만 마녀라는 외부적 개입에 의해 악으로 변하게 되는데, 마치 극중의 야마가타, 감독, 그리고 모든 포로관리인들 모두 맥배스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일본의 명령에 의해 포로를 학대하게 되는 포로관리인에 대한 악행을 정당화 시킨다. 하지만 연극에서는 단지 이런 이들의 행동을 마냥 정당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그들의 행한 행동에 관한 것을 관객에게 묻고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도록 한다. 비록 극의 진행이 일방적일지 몰라도 결국 그러한 악의 판단은 결론은 관객 스스로 내리게 된다. 이러한 악에 대한 생각은 연극에서의 관객의 자유성을 보장해준다.(실제로 필자는 보통 다른 이의 의견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의 행동은 딱하나 옳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였고 연극에서는 그들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순수함, 혹은 선을 나타내는 음향스텝과 어린 관리인, 그리고 중립적 입장인 일본인 관리인과 카메라 감독은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관객이 연극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다면 정말 감동적인 한편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감독이 결국 절대적 악이 아닌 스폰서에 좌지우지되는 중간적 입장으로 음향감독에게 나머지 일을 맡기고 떠나가게 되고 음향스텝이 진정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면서 극이 끝난다. 분명 어린 조선인 포로관리인이 꿈꾸던 비스켓종이 안에 써진 편지는 세상에서 나와 그들의 영혼을 달래 주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할때는 주관적인 입장에서 대작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는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