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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어파우스트"> 결코,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10.10

    조회 2770

우어파우스트

 

<우어파우스트 URFAUST>

 - 원작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 연출 : 다비드 뵈쉬 David Böshe

 - 번역 / 드라마투르기 : 김미혜

 - 제작 : 명동예술극장

 - 후원 : 주한독일문화원

 - 출연 : 정보석, 이남희, 정규수, (장지아,) 이지영, 김준호, 윤대열

 - 2011년 9월 11일 (일) 오후 3시

 - 명동예술극장

 

명동예술극장에서 세계고전연극탐험 시리즈의 세 번째 공연으로 진행한

<우어파우스트 URFAUST>를 보았습니다.

 

아마도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실제로 읽지 않았을지라도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파우스트 박사가 인간의 근원적인 실체를 찾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고 벌어지는 이야기, 

<파우스트>


괴테가 20대부터 사망하기 1년 전인 82세까지 약 60여년간 집필한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을 아니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널리 그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난해한 문체와 방대한 분량 때문에

그 유명세만큼 국내 독자들에게 어렵다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우어파우스트 URFAUST>"UR"는 원본 혹은 초고로 번역되는데
바로 그 유명한 괴테의 "파우스트 초고"란 뜻입니다.

 

그렇기에 <우어파우스트>는 <파우스트 비극 1부>와 등장인물 및 스토리 구성에서

다양한 동질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차이점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두 작품의 집필시기의 문예사조와 시대정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파우스트>고전주의 시대의 문학으로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지향했다면
<우어파우스트>가 쓰여진 질풍노도의 시기에는 감정의 자유로운 발상을 주로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젊은 시절 정열과 패기로 가득찼던 괴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어파우스트>는 인물들의 감정에 충실하여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단편(斷片)으로 남아있기에 그 스토리 구성이 미흡하다고 평가됩니다.

연극 <우어파우스트>를 연출한 독일의 스타 연출가 다비드 뵈쉬

그렇기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연극은 상상력이다"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다비드 뵈쉬 또한 <우어파우스트>단편(斷片)이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많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다비드 뵈쉬의 연출 특징인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 것과 모든 등장인물을 중시하는 것
이 두 가지 모두가 이 작품에 잘 녹아있습니다.

 

현대적 혹은 동시대적 해석이란 말은 분명 주관적인 표현이겠지만
아마도 최근의 경향은 폭력과 성적인 코드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서 6명의 등장인물
파우스트, 메피스토, 신, 그레헨텐, 발렌틴, 학생
크게 주조연의 구별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보여줍니다.

 

물론 작품의 제목이자 국내 유명 연기자가 맡았기에 '파우스트'역의 정보석
전반적인 극의 흐름을 특유의 능글거림과 유머로 잘 잡아준 '메피스토'역의 이남희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연출의 의도였든 배우들에 대한 배경지식이었든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였을 것입니다.

 

다비드 뵈쉬는 앞서 말한 저 두 가지 측면에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 이를 대표하는 감정의 폭발
그를 잘 담아낸 <우어파우스트>를 배우들은 훌륭히 연기했으며,

미흡한 스토리 구성을 잡아준 것도 이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연기 실수가 잦을 가능성이 높은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은 대사 실수를 제외하고는 큰 실수 없이
배우들은 자신의 역할에 몰입하여 그 인물이 담고 있는 감정을 잘 표현했습니다.

('학생'역을 맡은 김준호씨가 37세였다는 놀라운 사실과 자신의 배에 666을 그리는 순간적인 연기까지!
 '그레트헨'을 연기한 이지영씨의 연기에서는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만.)
 

또한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영상기술을 활용한 표현적절한 음향 선택이었습니다.

 

명동예술극장의 넓은 무대를 한번에 사로잡는 영상과
두 세가지 테마로 반복되는 음악은 관객을 극으로 몰입시켰습니다.

 

특히 고뇌하는 파우스트를 보여줄 때의 노이즈 영상,
메피스트가 악마의 본성을 드러낼 때의 빨간 핏줄 영상,
그리고 아마 "사랑테마"인 그 노래.

 

팔코 헤롤드 Falko Herold가 맡은 무대와 의상 또한 이 작품에 적절히 어울렸습니다.

 

18세기 독일의 괴테의 동명 작품(더하기 파우스트)을

현재 독일을 대표하는 연출가 다비드 뵈쉬 David Bösch가

21세기 한국에서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였는지

이것에 초첨을 맞춘다면 더욱 다양한 의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인생에 의미와 답을 찾지 못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지도 못한 "파우스트"
남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가족과 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져버리고 몰락해가는 "그레헨텐"
자신의 여동생을 사랑하지만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발렌틴"
지식을 배우러 왔다가 여자와 환락에 빠지고 악마의 놀음에 넘어가 그의 수하가 되는 "학생"
인간 세계에 대해서는 이제 무관심하고 장난을 칠 뿐 위엄과 능력을 잃은 채 늙어버린 "신"
그리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들을 몰락하게 하고 그들의 고통을 즐기는 악마 "메피스토"

? ?

이러한 6명의 인물이 만들어가는 연극 <우어파우스트>는 분명 어둡습니다.

 

하지만 작품 첫과 끝에서 6명의 인물이 바라보는 그 먼 어딘가 저 편에는 분명
판도라의 상자에서처럼 "희망"이 가득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결코, 희망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 ·

 

"내 영혼 속에 잠들어 있던
 세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악마의 실체가 서서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그러니 당신들!
 그대의 영혼을 꽉 붙들고 있으라!
 그렇지 않으면 나 메피스토가
 그대의 영혼을 쓰레기통에 콱 처넣어 버릴 테니까!" - 메피스토

 

· · ·

 

아래의 내용은 <우어파우스트 URFASUT>의 공식프로그램 북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명동예술극장의 프로그램 북은 그 내용이 상당히 훌륭하므로 관심이 있다면 구매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무릇 모든 사물의 원형들이 그렇듯이 -
조탁된 여러 변형물보다
더 무절제하고, 과격하고
끓어 넘치고,
무례하지만 농축되어 있구나.
전나무 숲이 아닌 원시림." (8)

 

- 연출의 글 "파우스트에 반하다 Lost in Faust - 다비드 뵈쉬 David Bosch" 中

 

 

"뵈쉬는 고전 작품에다 동시대의 옷을 입혀 현대적으로 해석하지만, 그 자신은 구식이라고

  규정짓는다." (10)


"뵈쉬의 연출 작업은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10)


"그러면서도 모든 역할은 전체적인 연출 선 안에서 단순히 단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 고유의

  이야기를 갖게 된다." (10-11)


"'감정이라는 것은 영화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뵈쉬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연극에서는 거의

 강박적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논쟁이 자신의 작업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일축한다. 그에게

 연극은 감각적이고 유희적이며 감정적으로 직접 와 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우연성이나

 순진함을 비판하는 비평가들에게는 이렇게 응수한다. '밖은 혼란스러워요. 하지만 안(극장 안)에서는

 법칙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학구적이고 이론에 사로잡힌, 쓰인 그대로 작업하는 연출가로 전락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지키고 있는법칙 말이다." (11)

 

- 다비드 뵈쉬의 작품세계 "다비드 뵈쉬의 감성 연극 - 소피 침퍼 Sophie Zimmer 中"

 

 

"<우어파우스트>가 단편(斷片)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숨겨진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스토리라인이

 있는 이야기로 엮어 재탄생될 수 있다. 그렇게 숨겨진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등장인물 6명의 중요도가

 비슷해진 것이다." (13)


"그러니까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인간세상의 아이러니는 기실 신의 장난에

 다름 아니란 말인가? 관객들은 아마도 그러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인간이 어떤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향해 노력한다고 해도 때로는 운명적인 어떤 힘에 의해 파멸할 수 있다는 연출자의

 세계관과 인생관, 또한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불행한 일들에 대한 연출자 나름의

 앙가주망이 이 인물을 통해 표출된다고 볼 수 있다." (15)


- 드라마투르그 노트 "다비드 뵈쉬의 <우어파우스트> - 김미혜 드라마투르그,

  한양대교수" 中

 

 

"연출 : 그래서 계속 고민하는 게, 어떻게 하면 고전작품 속의 인물을 현대적으로 오늘의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비극성의 세계는 축소될 수 밖에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공감을 일으킬 것이고, 평론가 이외의 다른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것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17)


"연출 : <우어파우스트>를 보러 오신다면 우선 장점으로 꼽고 싶은 건, <우어파우스트>의

 우어(Ur)는 '근원' 혹은 '초고'를 의미하기 때문에 <파우스트> 1부에 비해서 조금 더 거칠고 덜

 세련되었다는 점이다. <파우스트> 1, 2부를 썼을 때 괴테는 박사였고 <우어파우스트>를 집필할

 때보다 더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더 세련되게 썼겠지만,

 <우어파우스트>는 젊은 시절 괴테가 박사가 되기 이전에 쓴 작품이다. 때문에 형식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에서 더욱 거칠고 활력있는 작품 그리고 그 속에서 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0)


- 연출자 인터뷰 "'09가을에서 '11가을로 우어파우스트를 명동에서 만나기까지 - 이양희

  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장 中"

 

 

"괴테가 근본적으로 집착했던 것은 인간의 존재와 인식에 관한 문제였다." (22)


"그는 인간의 삶과 예술은 진실함과 명료함, 그리고 소박함과 고요함을 추구해야만 한다고 확신하게

 된다." (22)


"만년에 괴테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의 교류를 꿈꾸며 '세계문학'에 대한 그의 이상을 구현하려

 애썼다. 괴테에게 있어서 '세계문학'이란 세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문학 작품을 보고(寶庫)화

 하는 것이 아니라, 각 민족의 문화와 정신이 담긴 문학작품을 통해 무엇보다도 그 민족의 현재적

 상황을 보다 더 생동감있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세계 모든 민족의 문학작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23)


- 작가론 "유럽문화와 괴테 - 전창배 중앙대학교 교수 中"

 

 

"'우어파우스트'는 '질풍노도 시대' 문학의 산물이다. 질풍노도는 1765-1785년 사이의 시대 정신을

 말하는 것으로, '천재의 시대'라고도 표현된다. 괴테와 그의 친구 실러가 주도한 질풍노도 시대의

 문학은 지나친 합리주의를 거부하고 감정의 자유로운 발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근원은 루소의

 '감정은 이성보다 더 중요하다'에서 시작했다. 이들 질풍노도 주의자들은 모든 규정을 거부하고

 격렬한 감정과 무제한의 자유를 추구했다." (26)


"여기에 더해서 괴테 자신은 노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우스트 1부는 거의 모든 것이 주관적이죠.

  정열적인 개인에 관한 이야기지요. 반면에 2부는 주관적인 것은 조금도 없어요. 그것은 정열이

 사라진 더 높고, 더 넓으며, 더 광범위한 세계에 관한 이야기지요." (27)


- 작품론 "파우스트는 괴테의 분신 - 이기식 고려대학교 교수 中"

 

 

"『우어파우스트』는 이와 같이 논리적 이성에 대한 신뢰가 의심받고 그 대신 인간의 감정과 관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거리낌 없이 분출하여 삶의 어두운 충동을 파악하려는 저항적 분위기,

 즉 이성주의가 감정주의로 대체된 시기의 산물이다." (33)


- 사회문화론 "『파우스트』와 『우어파우스트』에 나타난 사회문화적 배경 - 김임구

  서울대학교 교수 中"


· · ·

 

드라마투르기 Dramaturgie / 드라마투르그 Dramaturg
: 드라마투르기는 원래 '희곡을 작품으로 실현시키다(ein Drama ins Werk setzen)'라는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말로 독일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 문학의 대표자인(G. E. Lessing)에 의해 희곡문학과

  연극예술의 전문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드라마투르기는 일반적으로 희곡과 연극에 있어서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전문분야를 다루는 작업을 지칭한다. 이 용어는 한 편으로 좁은 의미에서

  희곡의 문학적 법칙과 본질에 관한 이론, 또는 공연의 실제에 있어서 희곡과 연극의 이론적

  뒷받침을 해 주는 조언자의 활동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 활동을 전문적으로 행하는 사람을

  드라마투르그(Dramaturg)라고 한다.
(내용 출처 : http://blog.naver.com/dramaturgie?Redirect=Log&logNo=20060969435)


앙가주망 Engagement
: 앙가주망(engagement)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사르트르를 비롯한 실존주의자들에 의해 쓰기 시작한

  용어로서, 사회참여(社會參與), 자기구속(自己拘束)이란 뜻이다.
: 프랑스의 철학자 ·문학가인 J.P.사르트르가 그의 철학논문 《존재와 무(無)》(1943)에서 전개한,

  ‘눈길을 돌리는 주관으로서의 나’의 구체적 존재방식을 나타내는 말.
(내용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20110819_우어_연극평론.jpg
"우어파우스트"

- 2011.09.03 ~ 2011.10.03

- 평일 7시 30분 / 주말, 공휴일 3시 / 9월20일(화) 3시 / 매주 수요일, 추석 당일(9/12 월) 공연없음

-

-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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