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하는 습관"> 예술가의 예술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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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7.17
조회 2373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습관 들 중 'the habit of art'이라니...그것도 예술가가 예술하는 습관이라...예술가에게 예술은 습관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 혹은 취미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 연극은 예술이라는 아주 고상한 취미를 가진 영국의 유명시인 오든과 작곡가 브리튼의 가상만남을 연극으로 만들어 리허설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칼라반의 날'이라는 연극 리허설을 위해 모인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온 작가.
배우들은 대본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이고, 불참석한 연출가대신 무대감독은 배우들 비위맞추랴, 작가 눈치보랴, 리허설 진행하랴...정신이 없다.
작가는 작가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자신의 대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정되고 작품의 이해도 없이 무턱대고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배우들이 탐탁치 않다. 게다가 주인공은 아직 대사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있으니...
오든과 브리튼 두 사람의 전기를 쓴 험프리 카펜터는 극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싶어 안달이고, 자신이 이해하고 해석한 배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바쁘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카펜터는 그냥 보조자의 역할로만 생각할 뿐.
너무 정적인 분위기에 지루하고 어렵지나 않을까 했던 우려는 어느새 잊고 2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연극에 푹 빠져있었다. 솔직히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이름 정도밖에는 모르는두 예술가의 이야기라니...좀 지루하거나 난해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든과 브리튼을 연기한 두 배우는 물론 카펜터, 케이 등 ...모든 배우님들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가 극의 집중도를 더욱 높여주었던 것 같다..
이 ‘칼라반의 날’이라는 연극을 통해 작가는 예술가들의 성인군자같은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실수도 하느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배역을 맡은 배우는 대중의 존경을 받고 명예롭게 살아가는 오든의 너무나 인간적인 극중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배우와 극중인물을 동일시 생각하는 관객들이 혹시나 오든(피츠)를 싫어하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것이다. 평생동안 글을 쓰면서 부와 명예에다가, 현재는 영국 유명대의 교수라는 직함까지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더 좋은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로 노력하고 고민한다. ‘매일 시를 쓰는 -예술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그이지만, 항상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까, 이전보다 못한 시를 쓰게 될까...걱정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신감 넘치는 유명시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그냥 할아버지이다. 사실 예술가도 인간이고 세상에 보여지는 모습 이면의 평범한 할아버지, 아저씨, 이웃이다.
나와 다른 특별함을 기대한 예술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연기에 대한 생각, 고민을 들으며, 그들 또한 한편으로는 평범한 아저씨, 할아버지, 이웃이라는 생각에 왠지 예술이, 예술하는 사람이 그다지 어렵고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