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국립극단 "오이디푸스"> 보통의~, 보편적인 인간 '오이디푸스'에 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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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1.25
조회 2465
저는 1월23일 오후 3시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저에게 ‘오이디푸스’ 는 1달여전 관람하기로 약속한 날부터, 기대에 부풀어 숨죽여 기다리고 있게된 작품입니다. 연극을 좀 가까이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거쳐가야할 그리스의 고전의 대표작 이면서도, 비극론(悲劇論)의 교과서라 불리우는, 플롯과 성격창조에서 완전한 형식을 갖춘 연극~, “오이디푸스왕~!” 또한 흔히 만나보기 힘든 고대 '그리스'극이라 더 소중히 기다려졌습니다.
또한 1970년에 제가 학창(學窓)시절에 Cast로 참여 했던 범연회(=범대학 연극연구회) 창립공연 이승규 연출의 유리피데스의 ‘박코스의 여신도들’에 기억들도 다시 되살아 납니다.
당시 ‘박코스의 여신도들’에 참여하며 공부한 그리스극을 회상해보면, 그리스극은 특징상 ‘다수의 코러스’의 등장과, 코러스의 역할에 따라 극적인 출렁임을 더해주며 극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독특한것 이었다는 기억입니다.
그래서, 관극 포인트야 여러 가지 겠지만, 저는 이번 연극에서도 ‘코러스’가 어떤 형태로 등장하며 그 역활은 어떠할것인가 하는것이었습니다.
저의 또 다른 하나의 관극 포인트는, 결국 오이디푸스 왕‘이 모든 비극적인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알게 되는 대목에서, 바로 그 순간 “Oh, Oh~~~!!!! 결국 이것이 진실이었구나~~~~!!!” 라는 오이디푸스왕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가 어떤 강도(閣度)로 어떻게 표현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내린 "아비를 죽이고 에비를 아내로 삼을 놈"이라는 저주의 신탁(神託)을 피하기 위하여 사투(死鬪)를 다했고,/ 그런 젊은 날을 통하여 누구보다 뛰어난 이성, 감성, 의지와 행동력을 갖춘 위대한 인간으로 성장하여 한 나라의 구원자인 왕이 되기에 이르렀지만,/ 오이디푸스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동안 전력투구한 모든 도피와 저항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제 한평생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왕이란 영광된 자리에서, 안심하며 겨우 한숨 돌리고 있는 그 순간에~,/ 신탁(神託) 대로 자신이 바로 아비를 살해하고, 어미와 통간한 저주의 존재 였음을 깨닫게 되는 그 순간에~,/ "악~~~~~~~~~~~~~~~~~!!!" 하며 터져 나오는, '내면을 뒤 흔들며 영혼을 갈기 갈기 찢어 놓는 외마디~,/ "아~! 아~~~!" / 처절한 절규의 이 외침은 어떻게 표현 될것인가~??
1월23일 일요일, 오전 서울은 연극의 감흥(感興)을 돋아주려는듯, 함박눈이 내리며 명동거리는 마치 성탄절 분위기를 연출해 어디선가 “캐롤‘이 들려올것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연극을 보고 느끼는 것이야 각자의 관점이 다르겠지만, 느낌을 나누기 위하여 저보고 느낀바를 굳이 하나만 이야기 해보라고 하신다면, 한태숙 연출께서는 연출의 변(辨)에 하신 말씀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본 오이디푸스 왕~!’, 전통적인 해석과는 달리 슈퍼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인간~, 보편적인 인간~, 오이디푸스~’ 라는 설정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아내로 삼을 놈”이라는 끔직한 저주의 신탁(神託)을 피하기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될 처지였고, 편한한 왕자의 자리와 왕궁을 떠나게 되며 사투를 다했고..., / 그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이성, 감성, 의지와 행동력을 갖춘 위대한 한 나라의 구원자인 테베의 왕이 되기에 이른 ‘오이디푸스’가 ‘평범한 인간’으로 설정 되어버린다면...., 그 설정은, "골이 깊으면 봉우리도 높다."는 옛말처럼 골의 깊이가 낮아, 평범한 봉우리의 산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 연극에서 오이디푸스가 평범한 인간이란 설정은 성립되기가 어려운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그 동안에 전통적으로 해석해온 대로/ 신탁을 거부하는 영웅다운, 오만한 캐릭터의 오이디푸스는 필연(必然)이며, 위대한 테베의 왕이자 심문관(審問官)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결백에 추호의 의심도없이 자신만만(自信滿滿) 하면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사실규명을 위해 사건의 핵심으로 파고 들어갈때.., 점차 극의 긴장은 '에스카레이션'되며/ 점진적으로 만들어지는 긴박감이 클라이 맥스에 이르고, 바로 그 순간~!/ 신탁(神託) 대로 자신이 바로 아비를 살해하고, 어미와 통간한 저주의 존재 였음을 깨닫게 되는 그 반전(反轉)의 순간에, ,,,, "악~~~~~~~~~~~~~~~~~!!!" 하는 오이디푸스의 절규였다면, ,,,,, 그날 극중에 그 대목의 강도(閣度)가 실로 대단했기에, 관객과 충분한 교감(交感)과 더 나가 큰 연민(憐憫)을 끌어내지 않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물론, 전체적으로 새로운 느낌으로 만난 '오이디푸스'였고, 장치, 음악, 효과 안무면에서 새로운 시도, 참신한 면도 있었고, 배울점도 많았습니다. 오랜 연습과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고, 무척 귀하고 훌륭한 연극을 볼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극단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