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 아래의 맥베스> 현재와 과거의 대화 <적도 아래의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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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2
조회 1872
지난 10월 2일부터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적도 아래의 맥베스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패전한 일본인 전범들의 공간인 수용소와 그 중 한사람이었던 한 사람이 인터뷰를 하는 태국의 논프라덕 역 두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른 공간인 태국의 논프라던 역은 수용소 전범자중 한명이었던 김춘길이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하는 곳으로 자신들의 아픔을 대신 말해주기 위해 질문자의 심문같은 질문에도 담담히 받아들이며 그 동안의 고통을 해소해가는 현대의 공간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연출가는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 해 나가고 있는데 현대에서 김춘길이라는 인물이 왜 그렇게 했는지 과거를 통해 실마리가 하나 하나 풀어 나가는 구성으로 과거라는 공간은 감옥 안으로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둡다. 희망도 없고 하소연 할 때도 없이 쇠창살만 놓여 있고 소름끼치도록 거슬리는 수용소 문소리가 그들의 슬픔과 좌절을 나타내고 있고 눈에 보이는 가까운 곳에 놓여 있는 처형장이 그들의 두려움을 더욱 커지게 하고 있다. 현대라는 공간은 주로 밝은 조명이며 과거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들의 아픔을 다독이고 있다. 반딧불이를 통해 처형된 자들의 영혼이 안식을 취할 것을 예상하게 한다. 또 김춘길이 이제껏 살아왔던 이유를 찾게 해줌으로서 혼자만 살았다는 그의 죄책감과 억울함을 날려주고 밝은 미래를 예감하는 공간이 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 들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이 작품은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화에서 여러 사람의 아픔이 드러나고 그 아픔과 화해를 하는 과정을 그려 내며 연기자들도 그 억울함과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절제 없이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제껏 우리 나라에서 2차 세계대전 피해자는 항상 위안부 여성 뿐이었아고 알아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남성 중에서도 2차 세계대전의 전혀 몰랐던 측면에서 피해자가 있었고 고통속에서 살았어야 했던 그 사람들의 슬픔을 간접적이나마 느끼게 해주었다. 마지막 형장의 이슬이 되기 전까지도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두 번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역사가 없기를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애도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