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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6월

[제작현장 비하인드]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트랙터], 청소년과 뜻밖의 마주침

이송하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트랙터], 청소년과 뜻밖의 마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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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윤진서 학생)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트랙터]가 2022년 5월 19일 관객과 만났다. 청소년극 [트랙터](이하, [트랙터])는 예기치 못한 뜻밖의 만남이라는 기획을 바탕으로 시작되었고, <7906버스>, <빵과 텐트>, <하얗고 작은 점> 세 단막극의 인물들은 각각의 작품에서 서로 우연히 마주치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작품의 바깥에서, [트랙터]는 청소년들과 마주쳤다.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에 참여한 청소년, 2021년 청소년 17인으로 활동했던 청소년 관객들은 [트랙터]에 올라타 자신만의 밭을 일구었다.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청소년극 제작 과정에서 공연과 연계하여 청소년의 참여와 협력을 이끄는 공연연계 워크숍을 꾸준하게 진행해왔다. 본 웹진은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인터뷰와 더불어, 2021년 청소년 17인으로 활동했던 청소년들의 관극 리뷰를 재구성하여 [트랙터]와 청소년의 생생한 마주침의 순간을 다루고자 한다.

[인터뷰][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 청소년을 만나다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협력학교 중 서울방송고등학교, 한양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선학중학교, 양천중학교, 산돌학교에서 워크숍 참여를 자원해 준 11명의 청소년과 함께 했다. 두달여 동안 총 8회의 만남을 통해 공연팀 합동 비대면 워크숍, 우연과 즉흥의 글쓰기, 오픈리허설, 워크숍 활동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작업, 공연 관람과 피드백을 진행하였다.
지난 3일,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김도은, 박승아, 윤진서, 임민서, 이시우, 정해찬 학생과 국립극단 스튜디오 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6명의 청소년들이 [트랙터]와 만나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본 웹진은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하고자 청소년들의 언어를 그대로 살려 청소년의 답변을 주요 질문에 맞추어 재구성하였다.

청소년과 [트랙터]의 뜻밖의 마주침은 청소년들의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청소년들이 마음에 품은 연극의 의미를 변화시키기도 했다. 본 인터뷰를 통해 [트랙터] 공연연계워크숍에 참여한 6명의 청소년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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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이시우 학생)

Q. 나에게 [트랙터]는 OOO한 만남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트랙터]와 만난 이후로 가끔씩 멍 때릴 때 저런 단어로 뭘 만들어 볼까 저 혼자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요즘.”


김도은
연극을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봤고 이제 처음 연극부 들어와서 연극 이런 것도 거의 다 처음인데 여기서 이 활동까지 하니까 저는 거의 잘 모르겠었거든요. 그래서 맨날 맨날 하는 거가 새롭고 그래서 "늘 처음 같은 만남"이었어요. 트랙터라는 연극 자체가 그냥 새롭고 신기했어요.

윤진서
"신비로운 만남"이었어요.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연극을 좋아하고 문화 생활하는 친구들이 진짜 없단 말이에요. 다 집에 틀어박혀서 유튜브만 보고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언니들이나 오빠들처럼 연극을 보고 여기에 공감을 하고 이런 거에 대해 글을 쓰고 이러는 게 되게 신기하고 처음 겪어보니까 되게 신비로운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시우
"일상에서 벗어나는 만남"인 것 같았어요. 진짜 일상에서 가족이나 친구나 이런 얘기를 하거나 이런 주제로 제 생각을 글로 쓸 기회도 별로 없고 그래서 여기만 오면 또 다른 제가 오는 느낌이에요. 친구들이랑 얘기하는 거랑 다르게 또 다른 제가 이야기해주고. 올 때마다 특별한 일들을 하고 진짜 일상에서 많이 벗어나는 것 같아요. 해볼 수 없는 일들을 여기서 하니까요.

(꼬리질문) 일상에 벗어났다가도 결국에는 일상으로 돌아오잖아요. 워크샵 이후로 일상에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가끔씩 멍 때리고 있을 때 저런 단어로 뭘 만들어 볼까 하면서 저 혼자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요즘.

박승아
저에게 트랙터는 "일상"이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물론 학교에서 생활하는 저도 진짜의 저겠지만 전 여기 왔을 때 조금 더 진짜 저를 만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게 좀 더 일상적인 생활이었다고 생각해요.

임민서
저는 되게 "맛있는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맨날 맛있는 음식을 주신 것도 맞지만 일단은 맛있는 걸 먹으면 보통 영양가가 있죠. 그리고 맛있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그래서 워크숍 날마다 금요일에 학교에서 맨날 자랑했거든요. ‘야 나는 오늘 국립극단 또 간다.’ 이러면서. 애들은 학원 가니까요. 그래서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러 간다.’ 이러면서 자랑하면서 그랬는데 그래서 그렇기도 하고 갑자기 딱 맛있는 운동할 때 김종국이 맨날 ‘아 맛있다.’ 이러면서 하잖아요. 그래서 이거는 그러면 건강해진다와 연관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해가지고 딱 맛있는 이 맞는 것 같아요.

정해찬
"만나보고 싶었던 만남"이에요. 제가 일단 작년 재작년 2년 연속 연극을 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연극을 못 하게 됐어요. 연극을 보는 거라도 할 수 있어가지고 그게 좀 좋았어요.

(꼬리질문) 곁에 계속해서 연극이 머물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연극은 뭔가 특별한 걸 할 수가 있잖아요. 일상적인 거를 벗어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세계에서 살아가잖아요. 자기가 살고 싶어 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게 연극이라고 생각해가지고 그게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연극이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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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정해찬 학생)

Q.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에 참여하며 인상 깊은 순간이 있었나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작품과 관련된 공연연계 워크숍, 공연 연습 과정에 청소년이 참여하는 오픈 리허설의 과정을 거쳐 청소년극을 제작하고 있다. 본 워크숍에 참여한 여러 청소년들은[트랙터] 공연과 자신들이 참여한 워크숍 사이의 연결성을 발견한 순간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연극을 보면서 우리가 한 게 아닌가?” “우리들끼리만 아는 이야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임민서
저는 사실 이거 할 때마다 그냥 뭔가 하라고 하셔서 했지 딱히 이게 뭘 위한 거구나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그냥 했거든요. 그냥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되겠구나 하면서 했는데 이번 저번 주에 연극을 보면서 이제 딱 보니까 정확히는 못 짚겠는데 저거 우리가 한 게 아닌가라는 부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보면서 ‘조금 신기하다 되게 재밌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김도은
이 활동을 할 때마다 살짝 연극과는 관련이 크게는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거는 별개로 나눠지는 활동인가 했는데 며칠 전에 유튜브 생중계로 영상을 봤었거든요. 근데 저기 선배님 말처럼 그때 뭔가 했던 게 좀 나오는 기분이 들어서 이게 연관이 있던 활동이었던 거구나 했어요. (극 중에서) 노래 부를 때 길을 잃었다였나 미로 같은 그런 게 있었어요. 제가 쓴 글 중에 그런 게 있었어서 그런 게 쓰인 건가 싶은데 원래 그런 건가 싶기도 해요.

이시우
사람들이 “워크숍 와서 뭐해?”라고 물어보면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뭐 하는지 모르겠어.” 했어요. 연극 도와주는 건 알고 있는데 어떤 식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일단 참여했는데 연극과는 좀 거리가 먼 활동들만 해가지고 이게 도와주는 게 맞나 싶기도 한데 아까 말했던 거 같이 연극에서 조금씩은 티가 나서 이걸 이렇게 했구나 하면서 굉장히 뿌듯하고 뭔가 우리들끼리만 아는 이야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인터뷰에 참여한 대다수의 학생들이 연극에 관심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하였다. 관심사가 통하는 또래의 아이들, 선생님, 창작진을 만나고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이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며 그들과의 마주침에서 큰 즐거움과 의미를 찾았다.

“관심사가 드디어 통한다” “다 자습서처럼 느껴졌어요.”


박승아
연극에 관련된 워크숍 활동들도 엄청 좋았는데 연극에 관련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게 엄청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저랑 생각의 깊이가 너무 차이가 많이 나가지고 항상 참고를 많이 했는데 그게 다 자습서처럼 저한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임민서
어떤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잖아요. 근데 여기 온 사람들은 일단은 연극에 관심이 있거나 아니면 조금 해보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니까 이렇게까지 이런 사람들을 처음 만났는데 제 주변에는 연극 뮤지컬을 좋아해도 저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제가 진짜 깊게 파요. 근데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관심사가 드디어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해찬
연극 배우하고 1대 1로 만나보는 거는 여기서 처음이어서 그게 좀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윤진서
저는 이 작품(이미지 작업)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되게 많이 봤는데 되게 한 작품이 눈에 띄는 거예요. 그래서 이 작품이 너무 좋았고 이 작품의 주인을 찾으려고 모든 사람한테 다 물어봤는데 딱 마지막에 물어본 왕 언니 그 고삼 언니가 썼더라고요. 그래서 그 언니랑 친해지려고 했는데 그 다음에 보지를 못했어요. (워크숍 활동 중에) 질문 보지 않고 쓰는 거 있잖아요. 포스터에 했던 거. 거기에 제가 되게 좋아하는 단어가 희망인데 그 단어가 딱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대박 이러고서 쭉 봤는데 다 글이 예뻐서, 그래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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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임민서 학생)

Q. 워크숍에서 글쓰기 활동을 하면서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트랙터] 공연연계 워크숍은 먼저 작품 속 키워드를 바탕으로 여러 단어와 문장을 수확했다. 이후 청소년들이 우연하고 즉흥적으로 쓰여진 단어, 질문과 문장을 만나 우연한 답변과 새로운 문장을 완성해보는 글쓰기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작품과 관련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작품의 내용이나 형식을 탐구하며 청소년들의 예상치 못한 상상의 순간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저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셨네.”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데 글을 쓰라고?”


이시우
‘이런 형식으로 이런 문장을 쓰시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딱 다 몇 개씩 몇 개씩 몇 개씩만 주고 ‘이 단어를 사용하여 문장을 쓰시오.’ 하니까 이 단어를 사용해서 이런 얘기가 어떤지 적는데 저랑 똑같은 단어를 쓰신 사람들도 계실 거 아니에요. ‘저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셨네. 신기하다.’ 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박승아
처음에 왔을 때는 약간 다 잘난 분들이라 제 글이 비교 대상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까 마지막에 글 썼을 때는 가장 자유로운 글을 썼어서 처음이랑 마지막이랑 크게 달라보일 것 같아요. 근데 그 달라졌다는 게 엄청 큰 건 아니고요. 맥락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이 있을 것 같아요.

임민서
처음에는 뭐 다 그렇지만 어색하잖아요. 그래서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데 글을 쓰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특히 학교에서는 ‘이런 거에 대해서 글을 써볼 거예요’ 하면서 글을 쓰는데 여기서는 갑자기 쪽지를 주고받더니 이거를 보지도 않고 쓰라고 하는 거나 뭘 오려서 붙여서 자신의 포스터를 만들라거나 그렇게 하는 게 되게 어색하기도 해서 살짝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면서 ‘이게 맞나’ 이러면서 쓴 느낌이 있는데 제가 원래 글을 쓸 때도 그냥 이렇게 안 쓰고 여기 썼다가 여기 썼다가 여기 썼다가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쓰는 타입이어서 이게 맞나 하면서 조금 소극적으로 썼던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썼을 때는 그냥 제 스타일대로 그냥 마음대로 쓴 다음에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이게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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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박승아 학생)

Q. [트랙터] 워크숍은 ‘청소년극 공연’과 연계한 워크숍이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연극적이라고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매일. 복제품은 밖에 돌아다니고 본체는 집에서 유튜브 보고 있어요.” “남이 쓴 글을 다시 이어서 쓴 게 하나의 연기지 않았나”


정해찬
매일. 왜냐하면 제 몸의 본체는 그냥 집에 있는 것 같고 제 몸에 그냥 복제품은 밖에 돌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그 상황이 연극같아요. 본체는 집에 있고 집에서 유튜브 보고 있어요.

박승아
예전에 최재림 배우가 말하길 연극이나 연기는 일반인들의 사고와 반대로 남이 쓴 거를 자기들의 생각으로 바꿔서 말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말을 하셨는데 저희도 초반에 남이 쓴 글 같은 거를 저희가 다시 이어 썼잖아요. 그게 저한테는 하나의 연기지 않았나 그래서 그 과정 자체를 연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시우
오늘 포스터를 만들고 그 포스터에 있는 단어 몇 개들을 가져와서 글을 쓰고 그 글 갖다가 또 작품을 만드는 (이미지 작업) 그 과정 자체가 연극 같았어요. 한 가지 주제를 계속 이어와서 끝까지 완성을 시킨다는 의미가 굉장히 연극 같았어요. 조금씩 성장해 가는. 다듬고 다듬고 다듬어서.

김도은
오픈리허설 할 때 막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랬는데 그때 선생님이 어딜 갔다 오셨냐고 했을 때 (사실 빵집에 다녀온 건데 100년 전 과거에 다녀왔다던지 할머니 장롱에 갔다던지) 실제로 자기가 갔다 온 공간과 다른 공간을 다녀왔다고 했어요. 연극 할 때 사실은 그 공간에 아무것도 없는데 거기서 뭔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신기했었는데, 우리가 갔던 공간이 좀 다르게 변화할 수 있는 게 연극 같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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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김도은 학생)

Q. 워크숍 이후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연극의 의미가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거짓말이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나오는 거 아닌가” “다양한 주제를 함께 연극으로 만들 수 있구나”


김도은
연기라는게 사실은 좀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연극이나 연기나 이런 거는 좀 거짓말 같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거 하면서 바뀐 게 이게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사실 그냥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나오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윤진서
저는 이걸 보기 전에는 어른들이 연출하고 만들고 기획하는 연극이랑 뮤지컬을 많이 봤어요. 근데 청소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그러면서 보통 저는 연극이 그냥 어른들이 이런 걸 하자 해서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아래에서 하고 물론 아래에서 위로 의견을 내는 것도 있겠지만 좀 이런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되게 수평적인 관계인 느낌도 들었고 관객이랑 이렇게 소통을 많이 하는 거는 제가 본 적이 없어서 근데 그 관객이 또 청소년이니까 되게 저는 신기했어요.

박승아
트랙터랑은 약간 연관은 없을 수도 있는데 현제 쌤이 저번에 연극할 때는 여기 다 쳐놓고서 거울 안 보이게 하고 한다고 자기 안에 있는 뭔가를 끄집어내야 해서 다 쳐 넣고 하신다고 그랬었잖아요. 저는 사실 연기가 배역에 몰입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사실 자신 안에 있는 뭔가를 끌어낸다는 신기한 발상이 이 작품을 보면서 조금 더 도움이 됐어요. 아무래도 단막극이라서 체인지 되는 게 많았잖아요.

정해찬
연극은 한 가지 주제로 연극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트랙터라는 연극을 보고 다양한 주제를 함께 연극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트랙터] 청소년 17인 관객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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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터] 홍보사진. 그린비(장성용 정원균)
2021년 청소년 17인으로 참여했던 양준이, 노연우 학생은 처음 [트랙터]를 관람하고는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에 총 두 번 [트랙터]를 관람했다고 한다. 두 학생이 [트랙터]를 관극한 후 작성한 리뷰를 통해 청소년 관객의 공연에 대한 생생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두 학생의 리뷰 중 일부를 발췌하였다.

양준이
트랙터의 첫인상은 충격적이었다. 새로웠다. 그 동안 봐왔던 청소년극과는 다른 느낌이고 신선했다. 흔하게 흘러가던 주인공의 일탈, 위기 등이 보이지 않았고, ‘심오함’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지도 않았다. 트랙터를 보고 나오자마자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을 보는 내내, 웃고 있던 내가 좋아서였다. 연극을 보면서 그렇게 즐거웠던 건 처음이었다. 그 기분을, 그 순간을 한 번 더 경험하고 싶었다. “웃느라 심장이 너무 아파요.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음이 이 극의 매력!” 이게 트랙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노연우
좋았던 시간, 힘들었던 시간. 우리가 지나온 시간, 지나가야하는 시간. 우리는 끝없는 시간의 파도 위에 있다. 그리고 그 많은 시간들 중에 흐르지 않는 시간, 잊히지 않는 기억도 있다. 결국 우리는 시간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시간 덕분에 살아간다. 그렇기에 덜컹덜컹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트랙터처럼. 트랙터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시골이 떠오른다. 트랙터는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도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같다. 우리도 시간을 달린다. 그래서 제목이 ‘트랙터’가 아닐까. 비포장시간을 달리는 우리가 트랙터니까.

청소년의 기억 속을 나아가는 [트랙터]


[트랙터]는 이 순간에도 청소년과 뜻밖의 만남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연극은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트랙터]는 작품 밖에서도 청소년 관객과의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며 숨 쉬고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나간다. [트랙터]와 청소년들의 만남은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모습으로, 청소년들의 기억 속에서 존재하고 변형되고 나아간다.

도움을 주신 분들


인터뷰 기획·진행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정한솔 이송하

인터뷰 진행 협력

교육감독 손서희
공연연계 워크숍팀 서현제 최종원

인터뷰 참여

김도은 박승아 윤진서 임민서 이시우 정해찬

관객 리뷰 참여

양준이 노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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