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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단 대관공연 2 <밤으로의 긴 여로>> 인생도 연극도 중독이다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2.11.01

    조회 2951

 

 

 

 

<밤으로의 긴 여로>는 정말 긴~ 연극이다. 7시 반에 시작해서 인터미션 시간을 포함해서 10시 45분에 끝났으니까연극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정말이지 지루할 정도로 길다고 할 수 있다. (사실 1부가 끝나고 나니까 관객의 3분의 1은 가더라)내용 자체가 무겁고 축축한 느낌이 드는 연극이라 계속 웃으면서 그 긴 시간을 관람하기는 사실 쉽지는 않지만.사실 유진 오닐을 아는 이유는 그의 딸이 찰리 채플린이라는 이유 때문에 알고 있었고, 그의 작품을 이렇게 연극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밤으로의 긴 여로>는 한 번 무대에 올리기가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밤으로의 긴 여로>의 '유진 오닐'로, 이 작품은 특히 그의 생애를 잘 반영한 연극이다.그의 아버지는 아일랜드 계 연극 배우였고, 극 중 아버지인 '티론'또한 그러하다. 유진 오닐은 연극에서 '유진'과 '에드먼드'라는 인물에 자신의 삶을 반영시킨다. 극 중 '유진'은 어렸을 때 제이미가 질투로 홍역을 옮겨 죽인 아이고, 에드먼드는 폐병에 걸린 부정적인 인물이다. '에드먼드'는 반복해서 니체의 시 구절을 읊고, 신은 죽었다 라고 말하고, 마약쟁이 어머니를 두어서 괴롭다고 소리지르면서도 어머니를 사랑한다. 그리고 어머니인 '메리'는 '유진'과 '에드먼드'는 자신이 낳지 말았어야 하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나면서부터가 불행한 아이인 두 명에 유진 오닐의 불행한 가족사와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에드먼드'라는 인물은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상당히 매혹적이면서도 이중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에드먼드'는 자신이 가족 구성원 중에서 이방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은 어느 곳에서 녹아들지 못하고 인간으로 태어나면 안 됬었다고 여긴다. 그는 연극배우였던 아버지가 좋아하는 셰익스피어를 무시하고, 형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는 의지력을 통해 마약을 이겨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에드먼드'를 보면서 '날개'의 이상을 생각했다. '에드먼드'는 대학을 졸업하고 시집을 읽는 지식인이다. 하지만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평화와 자신의 삶이 멀어짐에 따라 염세적으로 변하고, 그것은 그가 좋아하며 읊는 시 구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4막에서 '티론'은 '에드먼드'에게 "너는 시인이 되었어야만 한다."라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이것에서 '에드먼드'는 나약한 지식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꼈다.

 

 

 

<밤으로의 긴 여로>를 보다보면 무대 장치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 수 밖에 없다. '메리'가 마약을 하기 위해 계속해서 올라가는 장소는 2층이고, 2층은 계단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공간으로 '메리'가 외로워 하고 마약을 하며 자신의 행복했던 과거를 헤매는 장소이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이 '메리'가 마약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이중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시간의 흐름은 불투명한 창으로 통해 들어오는 빛의 색의 변화로 결정된다. 즉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제공되는 장소는 거실 단 하나지만 관객은 연극을 봄으로써 바깥과 2층이라는 숨겨진 공간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티론 가(家)의 구성원은 모두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다. 아버지인'티론' 과 아들 '제이미'와 '에드먼드' 는 모두 알콜 중독이며, 어머니인 '메리'는 모르핀 중독이다. 그것은 모두 현실에서 벗어나 환각을 보여주게 하는 매개체에 관한 중독으로, 그들이 모두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특히 어머니 '메리'의 모르핀 중독은 가족의 불행의 원인이다. '메리'는 처음에는 돌팔이 의사 때문에 모르핀을 접하게 되지만, 나중에는 치료가 아닌 환각을 목적으로 계속해서 모르핀을 투여한다. 그녀는 지금 상황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그녀는 안개에 자신이 가려지고 싶다고 말하고, 혼자 있고 싶다고 느끼면서도 막상 감시 하는 사람이 없으면 갇히고 외로워한다. '메리'는 '티론'에게 "이해 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아요. 우리가 앞으로 사랑할 것, 그것만 생각하도록 해요."라고 말한다. '메리'는 티론을 사랑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상황이 고통스럽고 불안해 그를 만나기 전의 환각이 보고 싶어 계속해서 마약을 하는 것이다.

 

 

 

티론 (家)의 비극은 역설적이게도 모두 '사랑'에서 시작된다. 원래 수녀가 되고자 했던 '메리'도 연극배우 였던 '티론'을 사랑해서 수녀의 꿈을 버리고 그와 결혼하고, 그의 순회공연을 따라다니고, 싸구려 호텔 방에서 아기를 낳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진'을 버려두고 '티론'의 순회공연을 함께 다님으로써 '유진'을 죽게 만들고 결국은 마약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또한 '에드먼드' 의 불행도 '에드먼드'를 향한 '제이미'의 사랑에서 시작된다. 4장에서 '제이미'는 "나는 너가 망가지기를 바랬어. 너를 질투했으니까."라고 술해 취해 고백한다. 즉 그의 사랑은 어긋나 버린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라고 아끼면서도 그가 폐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어버리기를 바라고 질투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이미'가 '티론'과 '메리'의 사랑을 갈구 했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다.

 

 

 

*)

 

 

 

 

 

 

 

<밤으로의 긴 여로>는 확실히 유쾌한 연극은 아니다. 보고 나면 마음이 축축하고 무거워지는 연극이다. 하지만 '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이다.<밤으로의 긴 여로>는 한 번 무대에 올리기 어려운 연극이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쉽지 않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일본 연출가인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하기 때문에 기존 국립극단의 작품보다 새로운 맛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작품은 11월 11일 까지 공연된다.

 

 

 

 

후기 블로그 포스팅 : http://rhsflr89.blog.me/90155689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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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대관공연 2 <밤으로의 긴 여로>

- 2012.10.19 ~ 2012.11.11

- 평일 19시30분 | 주말 15시 | 월 쉼 l 10/19(금) 19시30분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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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 이상 관람가/8월 20일(월) 오전 10시 판매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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