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하는 습관"> 극중극 구조로 들여다본 예술가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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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6.24
조회 2331
피츠(오든) : 이호재
헨리(브리튼) : 양재성
도널드(카펜터) : 민복기
탐(스튜어트) : 김기범
닐 : 백익남
케이 역 : 오지혜
조지 역 : 김태우
매트 역 : 한동규
피아노 : 김기영
아역 : 박창균
(캐스팅 정보가 인터넷에서 찾지를 못해서 틀릴 수도 있습니다.)
공연장에 나오면서 들었던 첫 생각은 '이거.....예술하는 습관이 아니라 연기하는 습관이잖아!'였지만, 집에 오는길에 되씹어보니 예술하는 습관이 맞기는 하더라 (...) 아무튼, 매번 좋은 작품으로 공연장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명동예술극장에 새로 올라오는 예술하는습관이라는 연극의 프리뷰 공연을 보고 왔다. 사실 프리뷰 공연은 본 공연 올리기 전에 최종 리허설이라고 할까? 먼저 관객과 만나기 위한 자리다 보니 배우들간의 호흡 같은곳에서 조금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프리뷰 공연을 구지 찾아 간것은, 누구보다 이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싸니까 그런거겠지 (...) 티켓값이 싸니까....돈이 중요한겁니다 여러분 OTLOTL 여하튼 티켓을 받아서 공연장으로 들어서니 제법 이쁜 무대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머 결론적으로 무대세트의 활용면에서는 정말 무대 디자인이 아까울 정도이기는 하지만서도 (...) 그래도 아예 없는것보다는 좋지 머....아무튼 참 아까운 무대세트
작품은 어느 극장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모여서 <칼리반의 날>이라는 작품 연습을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작품의 원작가인 작가 닐이 연습실을 방문했고, 4명의 배우와, 무대감독, 무대조감독, 원작가 등등이 모여 작품 연습을 시작한다. 작품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이 작품에 가지는 생각, 혹은 자신의 케릭터에 대한 의문점 등이 나오고 중간 중간 끊어 지기는 하지만 연습이 끝나는 걸로 이 작품 자체가 종료된다. 극중 극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에서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인 <칼리반의 날>은 동성연애자로 알려진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과 시인 오든, 그리고 콜보이...음 쉽게 말해서 남창인 스튜어트 그리고 브리튼과 오든의 전기를 적었던 카펜터가 등장한다. 카펜터의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이들의 행동을 설명한다. 그리고 브리튼과 오든, 스튜어트 사이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마음까지 정결하고 깨끗할것 같은 예술가들의 진실된 삶과 예술가들의 경쟁과 자기검열 등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예술하는습관'과 '칼리반의날' 두개의 연극을 통해서, 연기자들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시인과 작곡가로 대표된 예술가들의 뒷 모습과 사생활, 솔직한 생각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처음에 '예술하는습관'보다는 '연기하는습관'이 더욱더 어울리지 않나? 라고 생각했던것은 어쨋든 극의 큰 흐름 자체가 연극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모습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모였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극 중에 등장하는 <칼리반의 날>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단순히 연기자나 연극 관계자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인과 작곡가에게 그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예술하는습관'이라는 타이틀을 납득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예술가들의 뒷모습이나, 치열한 제작 과정 등을 보여주는 영화 <블랙스완>이나 연극 <배우 수업> 그리고 예술가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었던 뮤지컬 <모차르트!>등을 생각해서 이 작품도 무대위의 갈등이 최고조로 달릴 줄 알았지만 이 작품은 일단 재미있다. 배우들간의 갈등을 극대화 시켜서 치열한 현실을 보여주기 보다는, 즐거움 속에 현실을 담고 있다. 배우들의 말도 안되는 의사 표현이라든지, 사소하게 날리는 대사 하나들이 꽤나 익살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2시간 정도되는 공연 시간 동안 계속 웃으면서 작품을 볼 수 있었던것 같다.
배우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 일단 극중 극의 인물과 극의 인물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차이점을 둬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꽤나 어려울지도 모르는 역할을 굉장히 잘 소화해주셨다. 그리고 명동예술극장의 큰 공연장에 어디서도 목소리와 발음이 분명하게 들릴 정도로 발성들이 좋으셨다. 머, 나이가 있으신 배우님들이야 워낙 내공이 크니까 별 걱정 없었지만 아직 젊은 배우들은 솔직히 조금 걱정 되었는데 (이날 내 자리가 2층이기도 했고) 아무튼 작품 자체를 보는대는 무리가 없을 정도록 다들 훌륭한 모습이었다.
재치있는 이야기와 특유의 익살스러움 속에, 그렇지만 단순히 가볍지만은 않았던 이야기를 담아낸 연극 예술하는습관. 즐거움을 즐기면서도 예술가들의 뒷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꽤나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물론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여운을 주는 힘을 부족하지만, 그건 어쩌면 내가 '예술을 한다'라는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고, 여하튼 오랜만에 찾아온 유쾌함에 즐거운 2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