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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동 주앙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5

    조회 2263

 2011년 3월 27일 일요일 나는 명동예술극장에서 ‘동 주앙’ 이라는 연극을 한 편 보았다.
‘동 주앙’은 현재 2011년 3월 10일부터 4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내가 본 연극 ‘동 주앙’은 ‘몰리에르’ 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이 연극으로 바뀐 작품이다.
번역은 ‘조만수’ 님이 하셨고 ‘최용훈’ 님께서 연출을 맡아주셨다. 이 연극은 만 15세 이상만이 관람할 수 있으며
총 120분 동안 공연이 진행된다. 주인공인 동 주앙의 역을 맡은 김도현님과 이율님께서 번갈아 가시면서 하시는데
내가 봤을 때는 김도현님께서 동 주앙의 역을 맡으셨다. 동 주앙의 아버지역인 동 루이역을 맡으신 권성덕님,
동 주앙의 하인역의 스가나렐의 역을 맡으신 장규수님 등이 계신다.

 먼저 이 연극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이름있는 귀족가문의 아들인 동 주앙은 정말 희대의 카사노바이다.
어느 신문에서는 동 주앙을 “사랑하는 자유를 사랑하는 희대의 바람둥이” 라고 표현했을 만큼 바람둥이였다.
그런 그가 수녀원에서 하느님을 섬기던 엘비르라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반하여 결혼을 하였다. 동 주앙은 이세상의 모든 여자를
사랑해만 하고, 사랑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 동 주앙은 곧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준다. 부인인 엘비르에게 단 한 마디 없이 집을 떠나고 엘비르는 그런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끝 가지 믿으며 동 주앙을 찾아 진실을 확인했다. 엄청난 상처와 절망을 느낀 엘비르는 동 주앙을 저주했었지만 결국 그를 불쌍히 여기어 그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하늘의 천벌을 받지 않도록 그에게 충고를 하고 수녀원에 돌아간다. 동 주앙의 행동에 화가 난 엘비르의 오빠들도 엘비르의 마음을 존중하여 그에게 하려던 복수를 멈추고 충고를 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동 주앙은 그런 진심 어린 충고를 무시하고 방탕한 삶을 살아간다. 결국 동 주앙과 싸워 억울하게 죽은 기사의 혼이 나타나 그에게 한번 더 충고를 하지만 동 주앙은 진심으로 반성을 하지 않고 그냥 위선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시던 부모님을 속이고 하늘을 기만하다 하늘에게 천벌을 받아 죽게 된다. 이것이 동 주앙의 간략적인 줄거리가 된다.

 솔직히 처음에 스가나렐이 담배를 예찬하고 있어서 담배랑 관련된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싶었다. 내가 대충 알기론 담배랑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하고 좀 ‘어?’ 하는 마음에 집중을 더 했었다. 결국 그냥 아무 예기도 아니었다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었고 나중에 연극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 기억이날정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이런 장면이나 동 주앙을 뒤에서 욕하면서 앞으로는 아첨하는 장면, 혼자 탄식하는 장면 등을 보면서 느낀 것은 스가나렐의 연기는 참 능청스러웠다. 보는 순간은 모르고 지나면
‘어?’ 하게 만든다.
이제 동 주앙의 모든 것을 알게 된 엘비르가 나와서 연기를 한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엘비르의 연기는 좀 별로 였다. 분명히 엘비르의 입장에선 동 주앙의 행동에 의해 화가 나서 증오와 배신감으로 화를 내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렇게 악을 쓰면서 연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악이 너무 과잉 되어 대사전달이 좀 부족했다고 느꼈다. 또한 그런 감정에 맞지 않게 재미를 위하여 코믹스런 행동을 보인 것도 좋지 않았다. 물론 연극을 좀더 재밌게하여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집어넣은 행동인 듯 보였다. 하지만 동 주앙이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에게 가는 것을 확인한 엘비르가 악을 쓰면서 그런 코믹스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너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행동으로 인해 엘비르의 감정이 전달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당황스러웠고 보기 안 좋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들어가고 나서 “으악!!” 또는 대사를 하면서 파란 불 또는 빨간 불이 번쩍 하고 켜지는데 솔직히 나는 이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빨간 불이 나오면 ‘아…… 이 사람이 죽었나??’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닌 듯하다. 그래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동 주앙의 분별없는 행동에 스가나렐이 앞으로는 동 주앙에게 아첨하면서 뒤로는 욕을 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솔직히 사장님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사장님 기분도 맞춰드리고, 말이나 장난도 슬쩍슬쩍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스가나렐의 행동과 말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해는 가는 내 자신이 좀 안 좋았었다.
 
 동 주앙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신이나 귀신같이 눈에 보이지 않고,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을 믿기보다는 동 주앙의 대사처럼 “둘 더하기 둘은 넷, 넷 더하기 넷을 여덟만 믿어” 와 같이 이런 산수만을 믿는 동 주앙이였다. 나 또한 동 주앙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쉽사리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를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신을 믿지 않는 동 주앙의 행동이 오히려 공감이 갔었다. 신을 믿지 않고 하늘을 모욕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동 주앙을 비판하는 스가나렐, 그리고 하늘의 심판 등 종교적인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나같이 무교자들 이나 기독교가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껄끄러운 면이 많았다.
동 주앙이 엘비르를 떠나 새로운 여자를 만나러 간 마을에서 엘비르의 복수와 가문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동 주앙을 추격하던 엘비르의 두 오빠를 만났을 때도 좀 어색했었다. 일단, 첫째 오빠가 동 주앙의 얼굴을 모른다는 얘기도 이해할 수 없었다. 첫째 오빠가 동 주앙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은 결혼식이나 결혼 후 자기 동생의 남편을 한번도 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이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동 주앙에 의해 목숨을 건진 첫째 오빠는 자신의 동생에게 동 주앙에게 기회를 주자고 동생과 싸우는 장면에서도 너무 재미 위주로 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 장면은 자신의 여동생의 복수와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데 형님이 막아서 복수도, 명예회복도 못하게 되어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이다. 진지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 부분인데 칭얼칭얼 거리며 형님한테 떼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런 장면에서는 그런 동생의 분통이나 억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그런 행동이 웃겼을 뿐 이였다. 형님과 아우의 싸움도 그랬었다. 동 주앙을 감싸는 형님과 그런 형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 주앙을 죽이려는 동생과의 싸움이다. 그런 장면도 동생이 실수로 형님을 찌르는 장면으로 바꾸어 재미있게 만들어 그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여 아쉬웠다.

  동 주앙은 엘비르의 첫째 오빠와 엘비르가 용서함으로 목숨을 건졌다. 엘비르와 동 주앙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기사의 석상이 동 주앙에게 마지막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여러 번 충고를 준다. 하지만 동 주앙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자신의 행동을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선이라는 탈을 써서 부모님과 엘비르 가족들에게 거짓된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스가나렐이 그를 말린다. 그때 동 중앙이 “여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선의 껍데기를 쓰고 앉아 있느냐” 라며 한마디 한다. 솔직히 이때 순간 할말이 없어졌다. 내가 생각해봐도 나도 그렇고 주위사람들 모두 싫으면서도 좋은 척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아부를 떨기도하는 등 자신의 이미지를 위하여 위선을 행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쁘게만 보였던 동 주앙에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동 주앙의 행동은 절대 잘한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본다면 동 주앙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솔직했던 것이다. 싫은 것은 싫다고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요즘 시대에 얼마나 있을까 싶다. 또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언제나 자신이 한 일에 당당하다. 요즘 사람들은 몰론 나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했던 행동에 당당하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는 일이 많다. 이런 면에서는 동 주앙의 그런 당당함은 어느 정도 본받아도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동 주앙이 잘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
 
 엘비르와 기사의 충고를 무시한 동 주앙은 결국 천벌을 받게 되어 죽게 된다. 이때 동 주앙의 결말이 솔직히 애매모호하다. 동 주앙을 벌하기 위하여 동 주앙에게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이 십자가를 가지고 나타났고, 가운데 갑자기 무대가 꺼지면서 동 주앙은 그 속으로 빠지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 장면을 보고 ‘설마 이게 끝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작스런 전개였고 순간적으로 동 주앙이 죽었는지 아닌지 알 수도 없었다, 나중에 생각을 해봤을 때 ‘아… 그때 동 주앙은 벌을 받아 지옥에 간 거구나’ 리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십자가를 가지고 나왔을 때 좀 지루한 면도 있었지만 너무 뜬금없어 이해가 잘 안 되는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무대는 작지도 크지도 않고 적당한것같다. 소극장에서 공연을 볼 땐 항상 무대가 너무 작아서 답답한 맛이 있었다. 하지만 또 고양아람누리같이 큰 공연장은 무대와 관람석이 멀어서 불만 이였는데 명동예술극장은 적당해서 참 좋았다. 사운드도 깔끔하고 사운드 크기도 적당하여 마음에 들었다.
 
 이런 공연을 볼 때는 항상 가격 때문에 못 보았던 경우가 참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보았다. 그런데 좀 실망스런 감이 많아서 안타깝다. 너무 재미를 주기 위하여 뜬금없이 코믹스런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제일 실망이었다. 좀만 이런 장면을 줄이고 감정에 충실한 행동을 보여준다면 좀더 연극에 몰입해서 봤을 것이다. 종교에 너무 치중되어있는 면도 조금 고쳤으면 한다. 아니면 좀더 이해하기 싶게 해줬으면 한다. 나같이 종교에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 볼 때는 좀 이해가 안가고 납득이 안 된다. 마지막 장면도 고쳤으면 한다. 갑작스럽게 결론을 내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해도 잘 안가는 장면 중 하나이다. 이런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괜찮았던 연극이었다.
20110126_동주앙포스터_2절3.jpg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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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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