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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21세기의 동 주앙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2

    조회 1912

서울 촌놈이 보러 간 명동예술극장

내가 서울에서만 20년을 살았지만 명동에 가본 적이 없다. 친구가 나보고 구로 촌놈이라 부를 정도로 문화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연극을 보러 명동이라니. 나는 친구의 안내로 명동 거리를 돌며 시골에서 상경한 것처럼 여러 체험을 하고 스무디 킹에서 산 스무디를 들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공연 시간인 3시에 겨우 도착했다. 그런데 겨우 입장하려 했더니 음식물 반입금지라 해서 어쩔 수 없이 입에 몇 번 대지도 못한 스무디를 뺏기고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외국 영화에서 몇 번 본 극장이었다. 극장을 몇 번 훑어보고 친구가 찾아 준 좌석에 가서 앉았다. 그 날 잠을 3시간밖에 자지 못해 앉아마자 졸음이 찾아왔다. 그래도 다 봐야한다는 생각과 뮤지컬을 하다가 연극으로 왔다는 동 주앙 김도현과 아주 인상 깊은 재미를 보여준 스가나렐 정규수 덕분에 중간에 한번 졸고 다 봤다. 연극을 다 보고 난 후 기억에 남는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어떤 웃긴 부분이 있더라도 크게 웃어주고 마지막에 크게 박수를 쳐주고 배우들에게 이러한 호응을 할 수 있는 것도 공연예술의 매력인 듯 싶다.

 

동 주앙 왜 재밌을까?

아마도 훌륭한 작품과 공연팀 덕분이지 않을까? 동 주앙은 유명한 몰리에르가 쓴 희극이다. 원작은 <동 주앙, 혹은 석상과의 만찬>이다. 17세기에 쓰여 진 이 희극은 프랑스 전역에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한다. 내용은 좀 어설픈 면이 있지만 내가 희극을 다 읽어보지 않았으니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재밌는 소재의 작품을 훌륭한 공연팀을 만났으니 어찌 재미가 있지 않을 수가 있을까.

동 주앙은 공연을 보다보면 인물들의 연기가 아주 재밌으며 마치 코미디를 보는 것과 같이 느끼게 해준다. 특히 스가나렐과 이름은 까먹어서 잘 모르겠지만 농부의 아들 역을 맡으신 분이 기억에 남는다. 스가나렐을 연기해주신 분은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인데 검색해보니 아주 유명하신 분이다. 내가 본 영화 중 이 분이 연기해주신 영화를 나열하자면 <박수칠 때 떠나라>, <혈의 누>,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아기와 나>, <라디오 스타> 등이다. 그리고 요즘 상영되는 영화도 많이 출연하셨다고 한다. 이정도면 얼마나 유명하신 분인지 말 안 해도 알거다. 이런 분을 가까이서 보고도 몰랐다니. 또 연극을 보다보면 아주 큰 비중을 차지는 않지만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의 인물이 나온다. 바로 농부의 아들이다. 이 사람은 웃긴 연기를 아주 잘해서 인상 깊었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죄송하다.

 

몰리에르의 코미디, 동 주앙

내용은 스가나렐이 동 주앙에 대해 험담을 하며 시작한다. 바람기 많은 동 주앙이 결혼한 아내를 피해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나 여러 여자들에게 청혼을 한다. 하지만 바람을 피러 여행 간 남편의 소식을 알게 된 돈느 엘비르는 남편을 만나러 가서 왜 여행을 왔는지 묻지만 동 주앙은 변명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자신의 사랑을 정당화한다. 결국 아내는 수도원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며 돌아가고 동생과 오빠와 병사들이 그를 쫓게 된다. 동 주앙은 도망을 가다가 숲에서 산적에게 공격을 당하는 그녀의 오빠를 구하고 은인이 되며 그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러다 아버지에게 불려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혼이 나고 예전에 결투에서 죽인 사람이 석상이 되어서 돌아와 신을 모독하고 돌아다니는 동 주앙에게 만찬에 초대를 하게 된다. 동 주앙은 종교를 이용하여 자신이 회개하였다며 권력을 우롱하며 위선을 풍자한다. 이러한 그에게 엘비르의 오빠와 동생이 찾아와 이를 보고 당황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엘비르는 결국 수도원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하늘에서 석상이 찾아와 동 주앙은 만찬에 초대 받게 되고 그는 석상과 논쟁을 벌이다 결국 지옥에 떨어지게 되어 죽게 된다.

 

당신은 담배를 피우시나요?

연극은 스가나렐이 처음에 관객에게 담배를 피우냐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스가나렐은 담배가 기호식품이며 어쩌고저쩌고 담배를 안 피고선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없단 듯이 관객에게 설명한다. 이게 바로 이 연극의 전체적인 주제라고 생각한다.

담배 즉 기호식품 이것은 기분을 좋게 한다. 하지만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나라에서 요즘 공공장소에서는 피면 3만원이나 하는 벌금을 내야할 정도로 금한다. 이러한 담배는 전체적 줄거리에서 동 주앙이 하는 사랑과 행동과 많이 닮아 있다.

그 당시에는 결혼은 집안과 집안이 하는 것이며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혼을 한다면 사회적으로 그 집안들은 명예를 잃고 권위도 잃기 때문에 사회적 억압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자유롭고 쾌락적인, 아무 여자와 결혼을 하는 동 주앙은 상대 집안의 권력을 우롱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 주앙은 이러한 억압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기고 온갖 꾀를 써서 자신을 쫓는 자를 피해 다니며 대부분이 믿는 신까지 조롱하며 너무나도 자유롭다.

요약하자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 주앙은 현대인과 닮아 있다. 현대 사회에서 법으로 제한당하며 이를 피해 몰래 피고 대부분이 해롭다는 걸 알지만 이를 무시하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과 말이다.

 

마음을 감추고 혐오하면서도 아첨을 할 수밖에 없다네.” - 스가나렐

연극은 이 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과언이 아니다. 정말 재미있다. 아마 배우가 그만큼 연기를 잘해서일 것이다. 돈과 신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첨을 할 수 없는 스가나렐도 역시 또 다른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사회를 살기 위해서는 뒤에서는 욕을 하고 앞에서는 좋은 말만 써야 살아 갈 수 있는 아첨 다른 말로 아부는 필수다. 그러나 스가나렐은 아부만 하지 않는다. 그는 과감하게 자신이 해야 할 말을 할 줄 아는 그런 멋진 자이다. 나는 그러한 스가나렐을 매우 닮고 싶다. 21세기를 살아가다보면 아부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이 연극을 보고 스가나렐을 보고 좀 느꼈으면 한다.

 

21세기에 부활한 동 주앙, WHY?

잘은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마 교수님께서 동 주앙이 21세기에 공연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라 한 것 같다. 리뷰를 쓰며 느낀 건데 겉으로는 들어나지 않았지만 이 연극은 17세기와 닮은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시대를 풍자함으로써 교훈을 주기 때문에 이 희극이 오늘날에도 현대사회의 중심지인 명동에서 연극으로 다시 공연될 수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나는 생각한다.

 

동 주앙은 종교 연극인가?

연극을 보다보면 신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온다. 동 주앙을 제외한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신을 믿으며 아무리 그 당시 그 시대의 정신이 신을 믿는 것이라고는 하나 너무 과하게 나오는 것 같아 연극이 끝나고 명동에 있는 큰 성당에 구경을 가서도 동 주앙이 생각났다. 다음 공연에서는 신을 우롱하는 동 주앙을 풍자하는 것 보다는 좀 더 동 주앙을 중심으로 웃겨주었으면 좋겠다.

또 연극이 원래 인물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고 하나 동 주앙의 인물의 수는 좀 적은 것 같다. 연극을 보다가 쉽게 , 저 사람 아까 그 사람이자나?’라고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다음 공연 때는 수를 늘리거나 이미지가 강한 인물은 다른 인물로 쓰지 말았으면 한다.

 

연극이 처음인가요?

아마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보셨겠지만 연극은 많이 보시지 못했을 거다. 연극은 비싸고 영화관처럼 역마다 있지도 않으니까 찾아서 가기도 귀찮고 해서 접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이번 기회에 가신다면 한번 명동예술극장을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연극을 보고 접하기에 아주 좋은 첫인상을 줄 거라 생각한다. 시설도 영화관처럼 아주 잘 되어있고 무대시설도 크고 멋있다. 또 영화관 같은 곳은 어둡고 편안해서 졸리기 마련이지만 극장은 배우들이 하는 말이 맨 뒤 좌석에 앉아도 아주 크게 들릴 정도로 음향시설이 잘 되어있고 졸려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배우들이 재미있게 웃기게 해준다. 그리고 참고로 음식물은 반입불가다. 가실 때 음식물이나 음료수 같은 것을 가져가신다면 입구 앞에 서 계시는 분께 맡겨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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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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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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