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 아래의 맥베스> 적도 아래의 맥베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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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0.10.13
조회 1770
그대들은
또 다른 맥베스였군요
그대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군요
물론 그리 아니할 수도 있었지 않을까 싶지만
인간은 상부의 명령 앞에,
눈 앞에 놓인 현실앞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대들을 몰라서 미안합니다
그대들의 존재 자체조차 관심없어서 미안합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뜨거움 아래서
수돗물로 더위를 식히고 허기를 채워야만 했던 그대들
그러나 그대들 분노의 태양은
그 무엇으로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너무 늦게 그대들을 만나서 미안합니다
너무 늦게 그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미안합니다
전쟁이라는 운명에 묶여
또 다른 맥베스가 되어 그대들의 생명은 파멸되고
그래도
지금이나마 그대들을 알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살고 싶다,고 외치던 그대들의 미치도록 뜨거웠던 절규가
이제 와서 우리의 심장을 뜨겁게 하지만
그대들은 이미 너무 먼 길을 떠나버렸습니다
적도 아래서 신음하셨던 그대들 맥베스여!!
너무 늦게 만나서 미안합니다
너무 늦게 귀를 열게 되어서 너무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