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어왕> 저녁은 아침에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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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
등록일 2015.04.26
조회 2698
오! 나의 킹, 리어~
코딜리아가 울부짖어도 이미 왕의 미움을 벗어날 수 없다. 세치 혀의 놀림으로 땅과 권력을 얻은 언니들처럼 말 할 수 없었던 코딜리아는 그저 리어왕의 행복만을 빌며 프랑스로 떠났다.
가장 아끼는 딸을 버린 리어.
"저녁은 아침에 먹겠다!"라는 미치광이가 된 리어를 보며, 머리가 어지러웠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중에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라고 불리는 리어왕. 아무리 원작이 좋다한들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그 내용이 내 마음에 와 닿았을까.
소리없이 등장하는 광대. 모든 사람 위에 그가 섰다. 그의 손짓, 대사, 목소리에 내 온 신경이 들썩인다. 물방울 하나하나도 아깝다. 아니 아리다.
아... 리어! 당신은 왜 진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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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기다렸던 연극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에 가서 극장 주변을 서성이며 기다렸습니다. 출산을 2주앞둔 만삭의 동생네와 함께 가슴을 졸이며 봤습니다. 끝나고 우리 넷은 한동안 말을 못했습니다. 그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남편도 동생도 제부도 다 한마음이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끊임없는 리어왕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그럴수 있지? 그건 뭐였지? 이건 뭐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특히 여동생은 정말 감동했습니다. 이런 무대를 볼 수 있게 해주신 명동예술극장측에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가족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