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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공감: 희곡 낭독회] 말숙과 해미와 눈> '말숙과 해미와 눈' 관람 후기
  • 작성자 박*하

    등록일 2021.12.12

    조회 2166

<말숙과 해미와 눈>은 쌀쌀한 요즈음에 보면 딱 좋을 연극이었다펑펑 눈이 나리는 한겨울이 작품의 배경인데도 불구하고이 극은 그 무엇에도 비할 데 없는 무궁한 온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오래도록 데운 아랫목모닥불 혹은 전기난로 곁에서나 느낄 법한 훈훈함이 극 전체를 감싸고돈다이는 모두 노인과 청년집 주인과 세입자라는 지금 이 사회의 첨예한 갈등 관계를 넘어서 이루어진 말숙과 해미의 연대 덕분이다이 둘의 관계는 어느 관객의 말마따나 다소 판타지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지만곧 그만큼 세상이 삭막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말숙과 해미와 눈>이 더욱 소중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여성의 우울과 죽음을 다뤘다는 점에서도 나는 이런 확신을 가졌다모 신문 기사에서 최근 들어 1020 여성의 자살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여전히 그들의 사회적인 위치가 불안정하고특히 작금의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 삶을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그럼에도 이 사회는 얼마나 무심했던가매일매일 거리를 휘젓고 다니고 있는 저 양당의 대선 후보들만 봐도 이대남의 눈치만 살피고 있지 않은가나는 부디 <말숙과 해미와 눈>과 같은 작품이 예술계에 대거 등장해서 대중들이 함께 문제적인 현실에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손정원 작가는 일련의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쓴 것 같지는 않다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그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보니 텍스트를 관객에게 개방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구나 싶었다또 재현의 윤리 측면에서 우울을 전시하고 싶지 않았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밝게만 보이던 하영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는 데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말숙과 해미와 눈>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해미가 비록 사소하지만 오빠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기고말숙이 지난날 여성으로서 부당한 책임을 져야 했던 것처럼 하영에게도 결정적인 사연이 있으리라고 본다나는 그 사연을 듣고 싶었다세상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를 무심하게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instagram : @blossom_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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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공감: 희곡 낭독회] 말숙과 해미와 눈

- 2021.12.11 ~ 2021.12.11

- 15:30

-

- 14세 이상 (중학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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