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감: 희곡] 낭독회 -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
2023.11.28
※ <예술가와의 대화> 11.28.(화) 공연 종료 후
- 사회: 이경미([창작공감: 희곡] 운영위원)
- 참석: 작가 서동민
시놉시스
‘일남 일녀’ 중 여동생 은빈은 지방대 치대에 붙어, 제 ‘오빠’ 규빈만 위하는 이 집안을 영원히 탈출하려 한다. 어느 날, 은빈은 규빈이 화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규빈은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은빈에게만 고백한다. 은빈은 택배를 받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꾸미고 외출하는 일탈까지 규빈을 돕게 된다. 또 은빈 자신의 인생을 양보할 수 없는데, 몰랐던 규빈의 아픔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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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의
총여학생회실의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서 화장을 배운 MTF 트랜스젠더 A가 있었습니다. 친구 B와 같이 밤거리로 나서고 뜻밖에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엔 서로 눈만 동그랗게 굴리고 그랬어요. 하루는 A가 물었습니다. “난 왜 화장만 하면 남자가 만나고 싶을까. 이건 이상 성욕이지 진지한 정체성의 고민이 아닐지 몰라.” B가 답했습니다. “보통 여자들도 화장 잘 된 날 집에 들어가기 싫어해.” 보통이란 구식의 워딩이나 성욕을 나쁜 듯 분류하는 고지식함은 차치하고요. 중요한 건 둘 사이에 불던 그 훈풍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런 관계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솔직히는 이제 A의 인생에서 B를 떼놓을 수 없기에 이 글을 씁니다. 퀴어 극작가로서 부모님 이야기를 안 풀 수 없었듯, 이 이야기도 그랬어요. 그때의 경험을, 그 에너지를 꼭 공유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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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퀴어한 관계들을 탐색합니다. 아직 한 문장으로는 표현이 안 돼, 긴 이야기를 들여다봐야지만 이해가 가는 상황들이 있잖아요. 보통은 권력이 없는 자들이 그런 상황에 자주 놓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재밌고, 무섭고, 씁쓸하고, 기괴한 인생에 동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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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공감: 희곡]
경력과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소통 창구로,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희곡을 찾습니다.
국립극단은 동시대 화두를 탐구하는 희곡을 찾기 위한 온라인 상시투고 제도 [창작공감: 희곡]을 운영합니다. 접수된 모든 희곡은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들이 읽고 검토합니다. 추천작에 한해 낭독회를 진행하고, 작가, 배우, 관계자 및 관객과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작가가 희곡의 다양한 발전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창작희곡과 작가들을 만나는 열린 창구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희곡 발전가능성을 세심히 살핀 후 최종 선정작을 대상으로 입체낭독공연을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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