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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호

[어린이청소년극하는 사람들]

[373-17 #3] 인준, 형우, 승민

이혜진

청파로 373-17
#청소년 17인 인터뷰 #김인준 #서형우 #안승민


청파로 373-17은 국립극단 청소년 파트너쉽 [청소년 17인]의 인터뷰 코너이다. 17인의 활동과 더불어 각 개인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자리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함께할 17인의 각기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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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더운 여름날, 우리는 한강을 지나 담쟁이 덩굴이 가득 덮인 벽을 지나 서울방송고등학교가 있는 언덕을 찾았다. 청소년 17인에 참가하고 있는 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친구들이 매주 찾아오던 국립극단 공간에서 벗어나, 세 사람의 일상 속 장소에서 만난 우리는 각자의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포텐, 포텐셜Potential


“세 사람이 항상 함께 다니는데, 어떤 사이인지 소개해줄 수 있나요?”

형우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죠. 포텐.

“‘포텐’이 뭔가요?”

형우 우리 학교에 있는 연극?영상 제작 동아리 이름인데, 저희 셋 다 그 동아리에 들어가 있어요. 주로 영상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데 공연도 보고, 체험도 합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형우 영상을 만듭니다. 영상 연출을 하는데, 감독과 촬영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세 사람은 동아리에 큰 애정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동아리의 활동이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어져 너무 힘들다고 계속해서 얘기하면서도 거기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상을 받았는지, 또 동아리 지도 선생님이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한참을 얘기했다.

“사실 영상 제작 쪽에 관심이 더 많을 텐데, 국립극단에서 하는 청소년 17인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세 사람  동아리 선생님이 강력 추천 하셨어요.
인준 그래서 사실 동아리에서 많은 친구가 지원했는데. 이렇게 세 명이 된 것도 신기한 것 같아요.

 ‘포텐’의 지도 선생님은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운영하는 협력 학교 활동에 꾸준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지훈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과 아이들이 ‘포텐’에 대해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모습이 닮아있는 것 같았다.

“그럼 17인 활동에 참여하면서 일상이 변한 점이 있을까요?”

인준 저는 작은 것들. 지나칠 수 있는 걸 좀 자세히 보게 된 것 같아요. 그 활동에 가면 애들이 되게 깊은 얘기를 하니까. 그런 얘기를 하다보면 저도 평소에 안 보던 것들을 자세히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 제가 정말 살면서 처음 본 유형의 사람도 있고. 특히 수인이 형. 기가 특별한 것 같아요.

승민 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좀 힘들고, 집에 가고 싶고 그런데 가면 스트레스도 좀 풀리는 것 같고. 재밌습니다.

인준 이 형은 저희가 다 힘들어서 안 가고 싶다고 해도 가자고 하고 그래요.

형우  저는 같이 하는 친구들하고 얘기하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얘기하는 것도 신기하고, 특히 지난번에 가은이가 “내 일기를 누군가 연기하는 것 같다”라고 한 말에 아이디어를 얻은 적도 있어요.

인준  원래 형 둘이(승민, 형우)는 좀 친한데, 저는 동아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서 좀 데면데면했는데 이거 하면서 좀 친해진 것 같기도 해요.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는데, 포텐이 여러분의 공통점이 된 셈이군요. 포텐이라는 단어가 재밌어서 그런데, 여러분 각자가 가진 포텐, 포텐셜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승민 저는 사람을 웃겨주는 것입니다.
인준  저는, 굳이 얘기하자면 연기력? 연기하는 거.
형우  잘 모르겠는데,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연기?

“지금까지는 세 사람의 공통점에 관해 얘기해봤다면,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마디가 있다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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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묶인 망아지

#김인준 #때로는 형 같기도 #거북이와 삽니다

인준 왜 고삐 묶인 망아지냐면, 제가 학교에 있을 때 더 활발할 수 있는데 떠 뛰어놀 수도 있고, 왜 그러지 못하고 있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자제하는 건가. 그래서 고삐 묶인 망아지.

“‘생각’이라고 하니까, 인준은 자기소개서에서 ’내가 움직이고 있는 게 가장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어요.”

인준 제가 피곤한데도 저도 모르게 움직일 때. 내 근육은 어떤 명령을 받아서 움직이지? 이게 반사작용 같은 건가? 아니면 뇌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는 건가? 그냥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 근육이나 몸이 움직이는 게 어떤 명령을 받아서 그렇게 된다는 게.

 인준은 활동에 와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많은 생각과 얘기를 듣게 된다고 했는데, 사실 활동을 지켜봐 온 입장에서는 인준 역시 활동 안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기 경험과 생각을 얘기하는 데 있어 거침없는 편인 친구다. 연극이 낯설다고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매우 연극적인 순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가 열한 번을 만났습니다. 17인을 하면서 어떤 느낌이었나요?”

인준 17인을 하면서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런 걸 많이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솔직히 제가 연극은 제대로 접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연극은 (영상이랑 다르게) 배우들이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하니까, 그게 신기하게 다가오는 느낌? <영지> 보면서 재밌었던 건, 음악을 연주하는 분이 무대 위에 올라와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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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


#안승민 #사실은 똑 부러지는 플러팅 가이 #강아지와 삽니다



승민 저는 제가 멍청하다고 생각해요. 공부하는 것도, 영상 만드는 것도 그런데. 제가 좀 이해하거나 하는 게 느린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저는 노는 거 좋아하는데….
인준 이 형 진짜 놀이터 가고, 그런 거 좋아해요.

“놀이터에서 뭘 하나요?”

승민  술래잡기요.

 승민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말 그대로 자리에 앉고부터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까지 인터뷰팀에게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친구가 스스로를 ‘멍청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듣자니 참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준이 움직이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면, 승민이는 자신이 살아있는 게 이상하다고 했었는데. 언제 그런 생각을 하나요?”

승민 그냥 살아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나 왜 살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요.

“승민의 꿈이 궁금해요. 지금의 꿈, 목표는 뭔가요?”

승민 저는 요즘 주식 같은 거에 관심이 많아서 주식이나 그런 자산 쪽 일을 하고 싶어요. 방송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았고, 방송연예과를 가려다가 영상과를 오게 된 거지만 요즘은 주식 쪽에 더 관심이 많거든요.

그리고 승민은 한참을 주저하다가 말을 덧붙였다.

승민 그래서 장원영 같은 여자친구랑 미국에 가서 살고 싶어요.

“미국이라면 어느 지역에 가고 싶나요?”

승민 적당히 바다가 있고. 날씨도 좋고 그런 곳.
형우 캘리포니아 아니야? 아니면 마이애미
승민 마이애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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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서형우 #조력자도 의지할 곳이 필요해 #고양이와 삽니다



형우 조력자인 이유는, 제가 아는 것들 지식이나 방법들로 친구들을 많이 도와주는 것 같아요. 영상을 만들 때도 촬영이나 편집할 때 저만 아는 방법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방법들로 많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앞서 본인의 포텐을 잘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조력자라는 것이 본인의 포텐인 것 같은데요?”

형우 그런가요? 그럼 그런 거로….

 형우는 인터뷰 시작부터 중간중간 학교와 동아리에 관해 설명하거나, 친구들에 대해 설명하는 데 가장 먼저 앞장섰다. 언뜻 책임감까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형우는 방송고등학교 진학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나요?"

형우 원래 부모님은 외국어 고등학교를 진학하길 원했는데, 제가 영화촬영장에 가본 뒤로 이런 쪽에 관심이 커져서 여기 진학하고 싶다고 했어요. 원래 제가 초등학생 때 외국에서 살다 오기도 했고, 최근에도 핀란드에 보내려고 하셨거든요. 그런 걸 보면 외국어고등학교나 그런 쪽으로 계속 보내고 싶어 하셨던 것 같은데, 저는 이쪽을 선택했죠.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군요.”

형우 좋은 기억은 아니에요.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가게 되어서 할머니랑 떨어지게 되니까 가서도 아예 말을 못 하기도 했고, 기억 상실처럼 기억도 잘 안 나고. 그때는 몸도 약했거든요.

“그럼, 지금의 꿈이나 목표는 뭔가요?”

형우 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되고 싶어요. 박진영처럼 저도 소속 연예인도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엔터테인먼트요. 원래는 제가 영화도 찍고 출연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더 생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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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인터뷰 장소로 들어설 때만 해도 세 사람은 꽤 쭈뼛거리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긴장과 어색함은 풀어지고, 세 사람이 서로 장난을 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인터뷰 도중 세 사람이 함께 제작한 영상물이 교내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그 소식에 기뻐하기도 하고, 더 큰 상을 받고 싶었다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자 17인 활동 밖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이 세 사람이 달려가는 길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 17인 활동은 상반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 하반기 활동이 시작된다. 이 세 사람이 하반기 활동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 8명의 청소년을 만난 청파로 373-17은 앞으로도 청파로 373-17에서는 청소년 17인 활동에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에서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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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혜진
인터뷰 진행 | 김미선, 이혜진
[청소년 17인]
김인준 (서울방송고등학교 1학년)
서형우 (서울방송고등학교 2학년)
안승민(서울방송고등학교 2학년)


[활동 소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창작 파트너 “청소년 17인”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파트너 청소년은 2011년 <소년이 그랬다> 서포터즈로 시작, <레슬링 시즌> 주니어크리틱, <빨간버스> 승객단, <노란달> 스토리텔링 클럽 등 다양한 이름으로 참여해왔으며, 2015년 청소년 15인을 시작으로 현재 청소년 17인에 이르렀다.
공연 연계 워크숍, 청소년예술가탐색전, 희곡개발, 연구 등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리서치와 창작, 공연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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