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 : 공연에 초대합니다. (1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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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한
등록일 2015.10.06
조회 1612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를 만나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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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네들의 행복에 나는 구역질이 나요. 어떤 짓을 해서든지 붙잡고 늘어지려는 당신네들의 욕심, 마치 무엇이든지 눈에 띄는 대로 핥아먹는 개 같아요. 겨우 욕심껏 쥐어봤자 손에 든 건 불안한 요행.
만일 삶이 두려워하고, 거짓말하고, 타협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만일 삶이 자유로울 수 없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면,
그래서 진정 찬란하지 않은 것이라면
나는 차라리 죽음을 선택해요!”
크레온 왕의 위세에 눌려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홀로 당당하게 고개를 쳐든
안티고네의 천둥소리 같은 외침입니다.
어쩌면
‘양심’, ‘자유’, ‘정의’라는 말은 오래 전에 잊고
생존의 무게에 눌려
돈과 권력 앞에서 어색한 미소를 짓는
비굴하고 누추한
우리 삶에 대한 질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순결했던 시절,
열정적이었던 시절을
돌아보기 위하여,
아니,
회복하기 위하여,
“안티고네”를 만나야 할 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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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료는 5천원 균일입니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공연 일시 : 16(금) 오후 7시30분
17(토) 오후 4시 / 7시30분
18(일) 오후 6시30분
공연장소 : 용인시 여성회관 큰어울마당(대극장) * 주차장 완비 / 첨부한 포스터를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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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동동" 소개 ]
1. 2011. 3. 극단 결성 : 이우 중고등학교 학부모, 용인시 수지구와 성남시 분당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결성
2. 2012. 1. 창단 공연 : 번안·창작 “소풍갈까요?” (4회 공연, 용인 한빛중학교 강당)
3. 2013. 1. 제2회 정기공연 : 창작극 “괜찮으세요?” (5회 공연, 용인 한빛중학교 강당)
4. 2013. 7. “괜찮으세요?” 재공연 : 서울특별시 후원 “성미산 동네 연극제”(마포구 ‘성미산 마을극장’)
5. 2013. 12. 제3회 정기공연 : 번안극 “아쉬운 유산” (4회 공연, 용인시 여성회관 대극장) * ‘경기도 우리동네 예술 프로젝트 지원’ 지원 사업
6. 2014. 5. “아쉬운 유산” 재공연 : 고용노동부/KBS 후원 ‘제35회 전국 근로자 연극제’ 초청 공연(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7. 2014. 12. 제4회 정기공연 : 창작극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4회 공연, 용인시 여성회관 대극장) * 2014 용인 문화재단 ‘문화 예술 사업 지원 사업’ 선정
8. 2015. 10.16~18. 제5회 정기공연 : “안티고네” (4회 공연, 용인시 여성회관 대극장) * 2014 용인 문화재단 ‘문화 예술 사업 지원 사업’ 선정
[작품 소개]
“안티고네”는 고대 그리스 세계 아테네 최고의 극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 그가 쓴 “오이디푸스 왕”과 함께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희곡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안티고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용에 있어서는 시기가 앞서지만 “안티고네”보다 나중에 쓰인 작품인 “오이디푸스 왕”을 함께 알아야 합니다. 두 작품은 인간이 자기 힘으로 헤어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과 그 운명과 맞물려 인간의 파멸을 재촉하는 인간의 ‘교만’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에 모두 등장하여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오이디푸스, 그리고 이어서 왕이 된 크레온의 운명에 대한 신탁(信託)을 전하는 원작의 예언자가 테레시아스(테이레시아스)입니다. 그는 눈이 먼 예언자로 소년이 그의 눈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인간의 교만을 경계한 극적 장치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테베의 왕이 된 오이디푸스가 20여년 후 자기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한 사실을 알게 되자 스스로 자기 눈을 찌르고 방랑의 길을 떠납니다. 이후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서로 싸우다 둘이 서로를 찔러 함께 죽습니다. 그리하여 오이디푸스에게는 두 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만 남게 되고 왕위는 그들의 삼촌인 크레온이 차지합니다.
“안티고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왕이 된 크레온은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중 형의 시신은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도록 하고, 동생의 시신은 들판에 내버려 새와 개들의 먹이가 되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시신을 매장한 사람도 똑같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의 조카이면서 아들 하이몬의 약혼자인 안티고네가 포고를 정면으로 거부합니다. 그녀는 ‘크레온의 법’보다, 시신은 매장해야 한다는 ‘신의 법’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면서 오빠를 매장하려다 체포되어 크레온 왕 앞에 서지만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안티고네가 말한 ‘신의 법’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양심’, ‘정의’, ‘인간의 도리’ 등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가 신의 법과 인간의 법이 충돌하는 비극적 ‘운명’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1944)”는 운명보다는 크레온과 안티고네로 대표되는 상반되는 두 세계관의 충돌에 초점을 맞춥니다. 오이디푸스와 그의 딸 안티고네가 시적(詩的)·낭만적·자유주의적·이상적·영웅적 세계관의 상징이라면 크레온은 산문적(散文的)·현실적·전체주의적·실용적·관료적 세계관의 상징입니다.
크레온 왕은 ‘국가’·‘조직’·‘체제’·‘질서’ 등을 위하여 구성원에게 철저한 복종을 요구하고 ‘개인’·‘자유’·‘인권’을 희생시킵니다. 그 대척점에 선 안티고네는 ‘순수’·‘이상’·‘자유’·‘인간의 존엄성’·‘양심’ 등을 최고의 가치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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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와 상황, 작가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변주됩니다. “극단 동동”의 “안티고네”에서는 절대 권력자 크레온 왕을 세 명으로 나누었습니다. 불의한 독재 권력과 거기에 기생하는 무리들, 혹은 불의한 권력이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 시대의 크레온 왕인 권력과 돈의 광포한 질주에 사람들이 숨죽이며 떨고 있습니다. ‘애국’·‘경제’ 등 거창한 구호 아래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똑똑한’ 자들, 예언자 역할을 해야 할 자들은 황금에 눈이 멀어 크레온 왕에게 붙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군중들은 그들에게 세뇌되어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있습니다.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통해 이 땅에는 아직도 ‘정의’를 외치고, 불의를 꾸짖는 예언자의 역할을 하는 성직자들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안티고네가 부당하게 죽을 때 겁에 질려 숨죽이고 있던 시민들이 정의를 위해 마침내 봉기하는 낭만적 상상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