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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희극 동주앙을 본 나의 감상
  • 작성자 (*퇴회원)

    등록일 2011.04.05

    조회 1932

희극 ‘동주앙’ 을 보고 이름: 이한길
내가 이번에 본 연극은 동주앙 이라는 희극이다. 중3 이후로 연극을 한번도 보지않다가 오랜만에 보니 신선과 충격 그 자체였다. 간단하게 말하면 내가 중학생때 연극을 보고 느끼던 그런 감정들, 총체적인 감상에 있어서 너무 달랐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먼저 동주앙 공연정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제목은 앞서 말한것처럼 ‘동주앙’이다. 뮤지컬로도 나와있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익숙한 사람도 있을것이고 낯선 사람도 있을것이다. 근데 난 낯설었다... 작가는 몰리에르 라는 사람이다. 17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작가라고 한다. 연출은 최용훈 이다. 날짜는 2011. 3. 10 ~ 4. 3 이다. 나는 3월 27일 오후 3시에 봤다. 배우는 김도현, 이율, 정규수, 권성덕, 박미현, 유병훈, 성노진, 한동규, 고병택, 최지훈, 오성택, 이철희, 김동화, 권귀빈, 김영록 이다. 아는 배우는 한명도 없는데 정규수와 권성덕이 유명하다고 하다. 연극을 보고나니 왜 유명하다고 하는지 알았다.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 자기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정말 뛰어났다. 천직이라고 해야할만큼. 제목부터 동주앙인 만큼 동주앙을 연기할 배우에게 건 기대가 컸다. 김도현 이라는 배우였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는것 같다. 가장 신기했던건 엄청난 양의 대사를 무대위에 나와서 몇십분씩 정말 자연스럽게 쏟아내고 또 무대위에서 그려지는 동선, 상대배우와의 호흡 특히 스가나렐과의 호흡이 그렇게 잘 맞을수가 없었다.

동주앙이 처음시작됄때 스가나렐이 나와서 무대위에서 담배를 핀다. 진짜 담배를 피워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선 ‘여러분도 담배 많이 피세요~’ 하고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다. 근데 난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처음에 그 장면을 왜 삽입했는지 이해가가질않는다. 무지 심오한 주제가 담겨있든지, 혹은 분위기를 띄워볼려고 농담을 하는건지.. 같이 연극을 봤던 우리과 동기들한테도 물어봤지만 그 장면이 왜 있는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첫장면이 중요한 영화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연극을 보는내내 첫장면에 나왔던 그 스가나렐이 담배에 대해 언급한 말들을 곱씹으면서 봤지만 도무지 연결고리를 찾을수가 없엇다. 솔직히 그 장면을 빼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와 연극을 같이봤던 동기들처럼 대체 그장면이 왜있는건지 헷갈려하면서 애써 연결고리릋 찾을려고 하면서 엉뚱한곳에 포커스를 두거나 중요한 대목을 놓칠바에는.. 그리고선 바로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는데, 두 하인이 나온다. 동주앙의 하인인 스가나렐과 동주앙과 사랑에 빠졋던 여인 엘비라의 하인인데, 동주앙의 하인인 스가나렐은 엘비라의 하인을 보고 깜짝 놀랜다. 그 이유는 동주앙이 이미 다른여인에게 애정공세를 펼치려고 엘비라에게 말도없이 떠나왔기 때문이다. 스가나렐과 엘비라의 하인과의 오고가는 대화속에서 스가나렐은 자기 주인인 동주앙을 희대의 바람둥이라고 열렬하게 비난한다. 첫 장면으로 동주앙이 희대의 바람둥이 라는것을 관객들에게 잘 알려줄수있는 장치로 아주 훌륭했다. 그리고는 엘비라의 하인이 들어가고 동주앙이 등장한다. 동주앙의 등장 또한 화려하다. 무대 뒤쪽에서 실루엣에 비춰져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춤을추며 아주 즐거워하는 표정과 그런 몸짓들이 동주앙이 얼마나 바람둥이인지 잘 알수있게 해주었다. 동주앙과 스가나렐은 대화를 나눈다. 스가나렐은 동주앙 앞에서는 굽신굽신하지만 바로뒤에서는 욕을 한다. 동주앙에게는 보이지는 않지만 관객들에게는 보인다. 이것이 희극의 묘미인것같다. 오랜만에 정말 크게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수도원에서 수녀가 되려고하였던 엘비라가 나온다. 엘비라는 자기에게 청혼을하고 말없이 떠나버린 동주앙을 찾아 온것이었다. 엘비라가 동주앙에게 맹렬히 비난하면서 했던 말들중에 인상깊엇던 말이 있었다. 엘비라의 말이 너무 빨라서 정확히는 옮길순 없지만 ‘동주앙 그대가 날 바라보는 눈빛을 보니 말을안해도 모든걸 다 알수 있겠어요’ 와 비슷한 대사였다. 이 말을 들은순간 정말 기분이 묘했다. 나도 그런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바로어제까지 보던 눈빛과는 너무도 달라져있던 눈빛이었다. 본능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거라는것을. 그리고는 몇일후에 이별통보를 받았다. 처음으로 이별통보를 받은거라 충격이 무지컸다. 눈빛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알수있다는게 나에겐 참 신비하고도 가슴아픈 경험이었다. 그래서 더욱 감정이입을 하면서 몰입하였다. 하지만 엘비라 역을맡은 배우가 별로 맘에 들지않았다. 말도 너무 빨랐을뿐더러, 목소리도 듣기 좋지 않았다. 분노를 표출하는 감정을 표현하기위해 괴성을 질러대면서 해야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거의 등장부터 들어갈때까지 내내 괴성을 질러대면서 해서 듣기에 거슬렸다. 그리고 엘비라는 또 괴성을 지르고 들어간다. 동주앙은 또 다른 여인을 유혹하기도 하고 극이 진행된다. 길을 가는 와중에 스가나렐과 옷을 바꿔입고 있었을때 엘비라의 오빠 두명이 동주앙을 죽이기 위해 찾다가 맞닥뜨린다. 동주앙이 먼저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일단은 목숨을 건진다. 얘기가 계속 전개되고 또 중간에 자신이 죽였던 기사의 무덤 앞에서 예의 따윈 차리지않고 저녁식사나 하자고 말을하는데 동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저녁에 찾아온 동상과 저녁을 먹고, 그리고 아버지의 훈계에 수긍하는척하며 대충 넘겨버리고 앞으로는 위선을 떨며 살겟다고 한다. 그리고 관객에게도 묻는다. ‘당신들도 모두 위선적으로 살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 역시 니들 입맛에 맞춰주겠다.’ 라며 관객들에게 다시한번 자기를 되돌아볼 기회를 준다. 나역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지금까지 난 위선적으로 살아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 나의 행동들이 혹은 위선이진 않았을까 하는 그런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는 동주앙은 지옥으로 떨어져 죽고만다. 마지막 10분정도는 뭔가 계속된 희극의 극전개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1시간 50분 내내 거의 웃기만 하다가 10분안에 교훈을 억지로 던져 보려는 그러한 무리한 시도로 보였다.

극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칭찬한것들도 많고 고쳤으면 좋겠는것도 많다. 우선 무대장치들과 조명들은 정말 훌륭한것같다. 극 초반쯤에 정말 재밌었던건 배우들이 나왔다가 퇴장할 때 퇴장하는곳에서 빨간 불빛이 나오면서 퇴장하는배우들이 괴성을 지르면서 퇴장하는데 그게 정말 웃겻다. 처음할땐 정말 웃겻지만 두세번 하고 또 계속 계속 하니까 재미가 반감되어 배우가 민망할까봐 억지로 웃어준적도 있다. 그리고 무대는 평평한 평지와 그위로 올라가는 세네개의 계단이 다였지만 배우들이 위아래로 점프하기도하고, 계단을성큼성큼 뛰어올라가기도하고 계단에 걸터 앉은 동주앙의 거만한 성품을 잘돋보이는데도 기여하였고 기럭지가 돋보이게도 되어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잘난 남자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색다른 묘미도 있었다.

연기면에서는 동주앙과 스가나렐이 정말 인상깊었다. 특히 간간히 스가나렐이 주인공인가 싶을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했다. 그만큼 스가나렐에게 빠져들었다. 내공이 느껴진다고 해야 될것같다. 동주앙을 연기한 김도현이라는 배우도 동주앙이란 캐릭터와 거의 한몸이었다. 실제로도 여자를 밝힐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 정도면 정말 훌륭한 연기였다고 할수있다. 희대의 바람둥이를 표현하기위한 화려한 언변들, 여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하는 달콤한 거짓말들, 때로는 자신에게 빚을 갚으라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온갖 칭찬을 다 늘어놓아서 그사람이 정말 어찌할바를 모르게 만들어놓고 스가나렐에게 맡기고는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그러한 모습들. 정말 인상깊게 보았다.

 

한편으로는 동주앙을 내내 보면서 동주앙은 정말 지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나쁜 남자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저렇게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지고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행동들과 언변, 사고방식은 정말 위험하면서도 정말 혁신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생각을 해봤을때 우리 사회에서도 저런 인물이 필요악으로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였다.

톱니바퀴처럼 정해진 룰에 따라서만 사는 그러한 사회에서 저런 동주앙 같은 인물이 한두명씩 나와줘야 사회적인 변화가 있을텐데 하고 바라는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무턱대고 그냥 정신병자나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단면을 훤히 드러내서 까발릴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는것이다. 여기까지 내가 희극 동주앙을 보고 느낀 것들이었다. 희극말고도 정극을 볼 기회가 있다면 꼭 보고싶다. 솔직담백하게 내가 느낀점들을 썼다. 칭찬할만한 것들을 배우들이 봐서 더 힘내서 연기할수있었으면 좋겠고, 고쳐졌으면 하고 쓴 의견들이 참고되어서 더욱더 좋은 연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10126_동주앙포스터_2절3.jpg
세계고전연극탐험Ⅰ "동 주앙"

- 2011.03.10 ~ 2011.04.03

- 월,목,금 7시 30분 / 수,토,일 3시 / 화 공연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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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화) 19:30, 3월 9일(수) 15:00 프리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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