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작가의 방 낭독극장] 해태
2017.12.11 ~
2017.12.16
※ <작가와의 대화> 공연 종료 후, 객석
시놉시스
이씨는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의 홈구장 옆 건물에서 세탁소를 운영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야구단의 빨래와 수선을 도맡으며 선수들과 구단에서 덕망이 높았던 이씨는 곧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레인저스 구단은 감사를 표하고자 월드시리즈 시구를 제의하고, 뜻밖의 손님들이 세탁소를 찾아온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라는 방송사 피디와 작가다. 이씨가 한국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 레인저스 구단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는데..
1982년 3월 27일, 해태제과 소속이었던 이씨가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부산으로 향하던 그 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의 글
또 야구에 관한 작품을 쓰게 됐습니다. 사이토 유키 그리고 효정아. 승엽아. 잘 지내고 있지? 많이 보고 싶다. 그리고 건덕 감독님. 그곳에선 잘 지내고 계신지요. 감독님이 떠나신 이후 저는 펜을 놓고자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로서 영원히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그 누군가의 말씀에 저는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감독님을 다시 뵈러 가면 소주 한 잔 따라주세요. 나누고픈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야구에서 벗어나야 오로지 나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 아니, 편안합니다. 글을 쓰고 작품을 연출하면서 행복했던 적이 있었는지 고민해 봤습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타인의 행복도 빼앗았습니다. 왜 나는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들면서, 행복하지 않은가 하는 고민으로 몇 번의 계절을 보냈습니다.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1980년 5월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5.18에 관한 글을 쓴다기보다 그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야구의 룰도 모르지만 해태 타이거즈를 사랑했고, 군사정권의 감시를 피해 무등경기장에서 울분을 토해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연극 ‘해태’는 1980년 5월 이후의 광주. 살아남은 사람들 중 어느 누군가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프로야구 최초의 응원 단장이셨던 해태 타이거즈의 호루라기 아저씨 ‘임갑교’님이 작품의 모델입니다. 하지만 ‘해태 타이거즈의 응원 단장이었다’를 제외한 모든 이야기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극 중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이 현실과 일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우연의 일치가 될 것입니다.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나 이십 년 넘게 서울 강남에서 자란 작가가 쓴 전라남도 광주의 이야기. 정말이지 행복하고 싶어서 쓴 작품입니다. 어여뻐 해주시옵기를…
작가 소개 - 김명환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들 보실 때면 연극과 뮤지컬을 쓰고 연출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별점 다섯 개 만점에서 네 개를 전문적으로 받고 있는 그런 창작자입니다. 나머지 별 하나는 언젠가 빛의 속도로 날아가 가져오겠습니다. 금방 다녀올게요.
주요작품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개똥벌레>, <만리장성>, <데미안>, <태평성대>, <왕복서간>, <동화씨 커피 좋아하세요>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완득이>, <사랑은 비를 타고>
2017 작가의 방 낭독극장
국립극단 ‘작가의 방’은 차세대 극작가들이 모여 정기적인 토론과 전문가 특강, 대본 낭독회 등을 함께 하며 창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작극을 개발해가는 극작가 네트워크입니다.
올해 ‘작가의 방 낭독극장’에서는 10명의 참여 작가들이 봄부터 빚어낸 개성 있는 10개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낭독을 통한 작가와 관객평단의 만남은 창작의 방향을 점검하고 이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관객 여러분과 동료 작가 및 연극인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매 공연 종료 후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관객 여러분의 진지한 소감과 애정 어린 비평에 귀 기울이겠습니다.